"신천지 비하無" '사바하', 창작 종교로 빚어낸 한국형 오컬트(종합)[Oh!쎈 이슈]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9.02.14 17: 50

 이달 개봉을 앞둔 영화 ‘사바하’(감독 장재현,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외유내강, 공동제작 필름케이)가 제작단계에서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영화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바하’ 측은 14일 OSEN에 “해당 단체(신천지)와 관련된 내용은 (본편)영화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관계자의 공식입장에 따라 특정 종교 비하 여부에 관련된 의문은 완전히 사라졌다. ‘사바하’는 창작된 종교를 바탕으로 빚어낸 한국형 오컬트 영화이지, 특정 종교를 비하하고 논란을 제기할 의도는 없다.
제작사는 앞서 영화의 제작단계에서 신천지 단체로부터 일부 내용을 수정해달라는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신천지 측의 주장에 따르면 앞선 ‘사바하’의 예고편 영상을 확인했을 때 종교문제연구소 소장 박목사(이정재 분)가 ‘신천지 강원 본부를 조사하다가’라는 대사를 했고, 그가 신흥종교의 문제를 파헤치는 역할인데 실제 신천지 강원본부가 강원도 원주에 있다는 설명이다.

신천지 측은 극중 박목사가 신천지를 언급한 게 자신들을 부정적인 집단으로 묘사했다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사바하’가 20일 개봉한 후 관객들이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고,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작사 측에 ‘신천지’라는 단어를 빼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제작사 측은 논의 후 신천지라는 단어를 빼기로 했다고 한다. 초반부터 ‘사바하’를 관통하는 주제와 메시지는 신천지가 아니라서, 창작자의 의도를 그대로 살린다고 해도, 자칫 개봉 후 일부 관객들로부터 비하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시 될 만한 작은 부분도 일찌감치 수정한 것이다.
신천지 측의 입장대로 ‘신천지’라는 부정적인 느낌을 줄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 ‘사바하’는 1999년 한적한 시골에서 쌍둥이 자매가 태어나고 이름조차 얻지 못한 언니 ‘그것’과 그녀의 동생 금화(이재인 분)의 사연이 펼쳐지며 강렬하게 시작한다. 이후 영화는 신흥 종교 집단을 쫓는 박목사의 시점으로 넘어와 그간 조사한 적 없던 신흥종교 사슴동산을 추적하는 과정이 담긴다.
어딘가 사기꾼 같은 박목사와 의문의 살인사건을 쫓는 경찰(정진영 분), 그리고 용의자들의 주변을 맴도는 정비공 나한(박정민 분)의 서사가 각각 펼쳐지다가 ‘그것’의 사연이 드러나며 한 줄기로 이어진다. 금화를 맴도는 나한의 이야기가 영화를 보는 내내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궁금증을 자극하다가 한 번에 폭발한다. 
‘검은 사제들’로 지난 2015년 544만 3232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는 기독교와 불교, 무속신앙 등을 섞은 새로운 종교를 그린다. 전작에서 천주교 신부들을 중심으로 흐른다면, ‘사바하’는 사슴동산과 관계된 사건들이 인물에 앞서 극의 중심을 구축한다. 
단체가 우려한대로 신천지를 언급한 대사가 그대로 나왔다고 한들 영화의 전개상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 하지만 제작진이 발빠르게 대처해 문제를 제거하는 해결책을 찾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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