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틸 수 있을까"..'너의노래는' 박효신, 묵묵히 털어놓은 속내 [어저께TV]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2.15 06: 48

‘너의 노래는’ 박효신이 털어놓은 진심이 안방에 진한 여운으로 남았다. 발표하는 노래마다 인기를 끌었지만 그는 누구보다 음악에 대한 생각이 깊은 진짜 뮤지션이었다. 
14일 방송된 JTBC ‘너의 노래는’ 최종화에서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스스로 고립된 정재일과 박효신의 마지막 이야기가 담겼다. 정재일은 박효신과 함께 기차를 타고 파리 시내로 넘어가기로 했고 그에게 유명한 공동묘지를 추천했다. 
눈이 오는 파리의 시내. 박효신은 페르 라셰즈 공동묘지를 홀로 둘러보며 감상에 젖었다. 그곳에는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쇼팽, 짐 모리슨, 이사도러 던컨, 마르셀 프로스트, 아마데오 모딜리아니 등이 안장돼 있었는데 박효신은 여러 예술가들의 묘지를 말없이 지켜봤다.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박효신은 “외국에 다니면서 여태껏 본 묘지 중에 가장 놀라웠다. 예술품처럼 모여 있는 묘지를 처음 봤다”며 “프랑스는 예술의 뿌리가 깊고 큰 곳이니까 죽음에 대해 크게 생각하는 것 같더라. 고인을 보내는 정성과 마음이 크게 느껴져서 감동이었다. 특히 쇼팽의 묘지는 소박해서 더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상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 가수를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있고 미래가 불확실해보일 때도 있다. 스스로 민감한 변화를 느낀다. 모든 스타나 유명한 사람들이 늘 잘한 건 아니지 않나. 대중에 외면 당해도 음악성은 훌륭한 경우가 많은데 내가 언제까지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을 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박효신은 대중이 크게 사랑하는 뮤지션이다. 그럼에도 그는 유행가가 아닌 지금 본인의 나이, 감정에 솔직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그는 “유행어 가사가 붙은 노래와 음악을 하는 건 제 자리가 아니라고 항상 생각한다. 제 노래는 외로울 때 슬플 때 위로 받고 싶을 때 듣고 싶은 노래였으면 한다”고 속내를 밝혔다. 
박효신은 ‘너의 노래는’을 통해 소탈한 면모는 물론 음악에 대한 진심을 자주 내비쳤다. 첫 방송에서도 그는 “내가 학교를 10군데 다녔다. 그래서 항상 외톨이 같았다. 늘 적응하다가 끝났고, 혼자 있었는데 우리 형이 듣던 음악들을 옆에서 듣다가 좋아졌다. 음악을 하면서는 외롭지 않았다. 그게 솔직한 이유다. 그래서 그냥 음악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한 “옛날에는 가창력이 첫 번째였다. 솔직히 겉멋이 들었다”며 “내가 가진 걸 멋부려야 그게 겉멋이 아니고 심지가 있는 건데. 또 옆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녹음할 때 편하게 내는 톤으로 막 하면 OK가 안 난다. 한 번 확 긁으면 되니까 '아 이게 맞나보다. 대중들도 좋아하겠지' 생각했다. 그쪽으로 나도 모르게 치우쳤다”고 회상했다. 
이어 “깨달음도 생겼다. '왜 이렇게까지 왔지' 싶더라. 내가 내 음악을 너무 덜 아끼게 된 것 같았다. 팬들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지만. 덜 아끼는 음악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끼는 음악을 해야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음악을 할 수록 거창하게 생각하는 게 없어진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노래를 만들고, 아끼는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욕심일 뿐”이라고 덧붙이기도. 
마지막까지 박효신은 진짜 음악을 하는 진정한 뮤지션이었다. 비록 “비긴어게인2’를 두고 우리가 까였다. 시청률이 안 나오니까. 우리가 나오는 예능을 누가 봐”라고 자책하긴 했지만 음악 예능이라, ‘너의 노래는’이라 박효신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너의 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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