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스물 다섯에서 70대 노인이 된 김혜자의 적응기가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는 스물다섯 청춘 혜자(한지민 분)가 한순간에 70대 혜자(김혜자 분)로 늙어버린 모습이 그려졌다.
70 노인으로 늙어버린 혜자는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시계를 던져버린 후 옥상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난간에 발을 걸치던 중 혜자의 신발이 벗겨져 준하(남주혁 분)의 머리에 떨어졌다. 준하는 뛰어내리려는 혜자를 보고 "그런다고 안 죽는다"고 소리쳤다.

준하는 "할머니 그런다고 안 죽어요. 거기서 떨어져도 안 죽는다구요. 그냥 골반이 나가든 척추가 나가든 평생 누워있을거고 가족들은 평생 괴로울 거다. 그러니까 사세요. 사시는 날까지 사시는게 가족들 편히 살게 해주시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들은 혜자는 눈물만 흘렸다.
집으로 돌아온 혜자는 몇날 며칠을 밥도 먹지 않고 방에만 있었고 가족들의 걱정은 날로 커졌다. 보다못한 엄마(이정은 분)은 혜자를 미용실로 데리고 나와 염색을 시켜줬고 혜자는 눈물을 흘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엄마보다 먼저 늙어버린 딸, 그 늙은 딸의 머리를 염색해주는 엄마, 이 지옥같은 상황. 이렇게 늙어버린 나를 가족들에게 평생 보게할 수 없다"고 가출을 결심했다.

혜자는 짐을 싸서 버스터미널로 향했지만 가방을 잃어버렸고 경찰서에서 우연히 준하를 만나 다시 동네로 돌아왔다.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로 한 혜자는 병원에 가서 자신의 신체 나이를 알아보는가 하면 영수(손호준 분)와 계단 오르기, 달리기를 통해 몸 상태를 체크했다.
혜자 아버지(안내상 분)는 혜자에게 안경을 맞춰주며 속상해했다. 혜자는 아빠에게 "내가 낯서냐. 옛날처럼 말도 안걸고 웃지도 않고. 나도 내가 낯설다. 아침에 거울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그런데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한테 소중한 걸 되찾기 위해 겪어야 할 일이었으니까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혜자는 자신의 상황을 친구들에게도 알렸고, 미용실에 나와 엄마의 일을 도우는가 하면 집에서는 빨래와 요리까지 하며 나름의 생활을 이어나갔다. 씩씩한 혜자의 모습에 오히려 가족들은 마음 아파 했다.
이처럼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혜자의 모습과 70대 노인의 외모이지만 안에는 스물 다섯 청춘의 영혼을 간직한 혜자를 완벽하게 연기한 김혜자의 내공이 더해져 보는 이들을 눈물 짓게 했다. 과연 혜자의 시간은 이대로 영영 되돌릴 수 없는 것인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눈이 부시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