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토리] 선배들도 인정했다! 김기훈, 개막엔트리 투표 안정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2.19 04: 54

선배들도 인정했다. 
KIA 타이거즈 고졸신인 투수 김기훈은 개막 엔트리 포함될까? 아니면 제외될까? KIA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가 반환점을 돌면서 가장 관심있는 궁금증 가운데 하나이다. 선동렬 전 국가대표 감독이 방문해 느닷없이 "일본 타자들에게도 통할 수 있다"며 극찬한 탓에 캠프의 스타가 되었다. 
실제로 일본 구단과의 실전에서 존재감을 보였고 선발투수 후보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래도 김기태 감독이나 강상수 투수 총괄코치, 이대진 코치 등은 실력을 주목하면서도 걱정스럽다. 어린 선수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스타병이라는 거품이 생길 수 있다. 그런데 동료들까지 잠재력을 인정하고 나섰다. 

김기태 감독은 매년 스프링캠프 중반이 지나면 선수들에게 예상 개막 엔트리 투표를 주문한다.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직접 예상 개막 엔트리 후보를 꼽는 것이다. 이런 투표를 하는 이유는 자기 평가가 아닌 동료들의 평가를 냉정하게 느껴보라는 취지이다. 동료의 인정을 받아야 진짜 실력자이니 열심히 운동하라는 메시지이다. 
여기에서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렇다면 19살 루키 김기훈은 몇 표를 받았을까? 이름 옆에 적힌 숫자는 23. 야수와 투수 36표 가운데 23명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한 것이다. 3명 중에 2명은 동그라미를 보냈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투수 17명 가운데 당당히 10걸 안에 포함됐다. 1군 투수 엔트리가 12명이라고 본다면 안정권이다. 
에이스 양현종은 36명 전원에게서 표를 받았다. 부동의 에이스이니 당연한 대우이다. 양현종을 찍지 않았다면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다. 김기훈이 12년 대선배이자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급은 아니더라도 고졸 루키가 엔트리 안정권을 받은 것 만해도 대견스럽다. 그만큼 선배들도 김기훈의 잠재력을 눈여겨 본 것이다. 
김기훈은 일본 프로 팀과 2경기에 나서 각각 1이닝과 2이닝을 소화했다. 3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주었고 홈런 포함 2안타를 맞았다. 의욕과 긴장감 속에서 힘을 저절로 쓰다보니 제구가 흔들렸다. 그럼에도 최고 구속 148km의 구위는 분명히 좋았고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근성을 보여주었다. 볼넷을 내주고도 견제로 잡거나 상대의 간판타자를 병살로 솎아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19살 막내가 캠프에 참가하면 기라성 같은 선배들 틈에서 주눅들기 마련이다. 김기훈은 달랐다. 성실한 훈련 태도를 보이며 팀에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선배들은 이런 점까지 인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3명은 동그라미를 치지 않았다. 양현종이 되려면 멀었다는 말이다. 김기훈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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