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논란에 휩싸인 마이크로닷 부모의 입국 가능성이 제기됐다.
19일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이하 한밤)'에서는 마이크로닷 부모에게 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육성 증언이 공개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와 이미 합의했다는 피해자 A씨는 "1월 9일에 국제전화가 왔다. 21년 만에 목소리를 들으니까 말도 안 나오고 가슴이 먹먹하기만 했다"며 "4시간 가량 통화했다.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본인이 자식 앞날을 막은 셈이라며 아이들(산체스, 마이크로닷)만 생각하면 죽고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A씨는 마이크로닷을 생각해 아버지와 합의했다고도 밝혔다. A씨는 "마이크로닷 아버지에게 '난 당신을 용서할 수 없다. 하지만 재호(마이크로닷)는 아닌 것 같다. 재호를 위해서 합의해주겠다고 했다"고 원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마이크로닷 부모와 합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A씨는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곧 한국에 입국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A씨는 "곧 한국에 들어온다더라. 경찰서에 가서 혐의 조사를 받고, 법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며 "나와 약속을 했다. 아주 가까운 시일이 될 것"이라고 마이크로닷 부모가 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겠다고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마이크로닷 부모와 합의를 하지 않은 피해자도 있었다. 마이크로닷 부모를 여전히 용서할 수 없다는 B씨는 "마이크로닷 아버지가 내게 '제일 미안하고 잘못했다'고 했지만 난 필요없다고 했다. 내가 20년을 어떻게 살았는데, 내 인생 20년을 돌려주면 용서한다고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일부라도 돈을 받으면 용서하겠다는 뜻인데, 그 돈에 내 남은 인생까지 팔아가면서 용서해주고 싶지 않다. 죄 지은 만큼 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피해자 C씨 역시 "그들로 인해 우리 자식들도 하고 싶은 거 못 하고 살았다. 내 자식도 부모 잘못 만나 살았듯이 그들의 자식도 부모 잘못 만난 탓이다"라고 호소했다.
20년이 지난 지금, 원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합의하겠다는 마이크로닷 부모의 태도에 피해자들의 태도도 엇갈리고 있다. 사기 논란을 불러 일으킨 부모 때문에 연예계 활동까지 중단한 마이크로닷과 산체스를 둘러싼 온도차도 극심하다. "아들들이 무슨 죄냐"는 피해자들도 있었지만, "돈이 없으니 먼저 합의하면 원금이라도 받아갈 수 있다"는 여전히 뻔뻔한 마이크로닷 부모들의 태도에 "우리 자식들도 마찬가지로 고생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닷 부모는 한국에 들어와 경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해왔다. 앞서 제천경찰서에 일부 피해자들과 작성한 합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이크로닷 부모의 거취는 지금까지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모두가 원래 거주하던 뉴질랜드에 머무르고 있다고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며, 두 사람은 여전히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다. 과연 마이크로닷 부모가 피해자들에게 약속한대로 국내에 입국해 경찰 조사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mari@osen.co.kr
[사진] '한밤' 캡처,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