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했던 2Q 실험, 안영준 폭발-정효근 센스는 수확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2.23 00: 54

한국 대표팀이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실험’과 새로운 ‘수확’이라는 면에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노하드 나우팔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라운드 E조 5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87-74로 승리했다. 
이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은 김상식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번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중동 원정 2연전의 목표로 젊은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의 조합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이겨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젊은 선수들을 보는 것이다. 기존 선수들과 함께 어떤 경기력을 보여 줄 수 있는지를 점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기용 폭을 넓혀 두 경기를 운영할 생각이다”고 말하면서 실험을 시도할 것을 암시했다. 

이번 시리아-레바논과의 중동 원정 명단에 안영준(SK), 정효근(전자랜드), 양홍석(KT), 최진수(오리온), 임동섭(삼성), 김시래(LG) 등 젊은 선수들, 그리고 그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발탁했다. 여기에 연세대 출신 이정현까지 합류하면서 승패보다는 향후 대표팀 세대교체까지 염두에 둔 명단을 꾸렸다. 그리고 실험 과정에서 다소 삐걱거리긴 했지만 안영준의 슈팅 감각, 그리고 정효근의 센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이날 시리아전에 박찬희-이정현(KCC)-안영준-김종규-라건아를 스타팅 라인업으로 내세웠다. 안영준의 선발 출격이 첫 번째 실험이었다. 그리고 안영준은 스스로 실험이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했다. 1쿼터는 사실상 안영준의 쿼터였다. 3점슛 3개를 폭발시키는 등 13점을 몰아치면서 분위기를 주도했다. 안영준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김상식 감독 농구의 중심인 ‘스페이싱’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2쿼터에도 한국은 로테이션을 통해 실험을 이어갔다. 김시래-최진수-정효근-이승현-김종규를 먼저 내세웠다. 사실상 새로운 멤버들을 테스트할 기회였다. 그러나 2쿼터는 어수선했다. 김시래가 상대 백코트진과의 피지컬 싸움에서 밀렸다. 김시래가 몸싸움에서 다소 버거운 모습을 보이자 전체적인 경기 조율 능력마저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경기는 어수선했다. 양홍석과 임동섭, 이정현(연세대) 등이 투입됐지만 존재감은 미미했고, 다른 선수드로가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결국 시리아의 분위기를 살려주고 말았다. 1쿼터를 24-15로 앞섰지만 2쿼터 양상은 17-17로 대등했다. 20점 가까운 점수 차는 한 자리 수로 좁혀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도 한국은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자랜드의 중심으로 성장한 정효근이 번뜩이는 재치로 포인트가드에 버금가는 패스 능력을 선보였다. 정효근의 넓은 시야가 만들어 낸 패스들이 점수로 연결되며 축 쳐질 수 있었던 한국의 분위기는 되살아났다. 그리고 이날 경기 전체적으로도 정효근은 자신의 득점보다는 동료들을 돕는 센스 있는 플레이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이날 안영준이 13점, 정효근이 2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다소 빈약할 수 있는 성적이지만, 그래도 실험 성격이 짙었던 시리아전, 어수선했던 순간들 속에서 한국이 발견한 수확이었다. /jhrae@osen.co.kr
[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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