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점 차의 대패. 그러나 분명히 수확은 있었다.
두산은 23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열릭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4-14로 패배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1차 스프링캠프에서 한 차례 연습 경기를 가졌던 두산은 20일부터 미야자키로 자리를 옮겨 실전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오릭스전은 두산의 미야자키 캠프 첫 경기.

비록 투수가 흔들린 장면과 수비수의 실책은 아쉬움이 남을 수 없는 장면. 그러나 두산으로서는 분명히 수확도 있었다. 에이스의 완벽투가 돋보였고, 상대 에이스를 공략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부상으로 아쉽게 시즌을 마쳤던 ‘홈런왕’은 복귀 첫 타석에서 시원한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
▲ ‘투구수가 남았네?’ 린드블럼의 완벽투
지난해 15승 4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면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린드블럼은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섰다. 후랭코프가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순서를 바꿔서 린드블럼이 먼저 나섰다.
1회말. 린드블럼이 일본 타선을 정리하는데 필요했던 공은 단 7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3km로 아직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일본 타자를 막았다.
공 7개로 이닝을 끝내면서 린드블럼은 1회 등판 후 불펜으로 향했다. 15개 정도의 피칭이 예정돼 있었지만, 너무 공을 적게 던지면서 추가로 피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린드블럼은 불펜에서 20개의 공을 더 던진 뒤에야 자신의 일정을 마칠 수 있었다.

▲ ‘살벌한 日 국대 변화구’ 그래도 공략했다.
오릭스의 선발 투수는 야마오카 다이스케. 올해로 프로 데뷔 3년 차를 맞는 그는 2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킨 오릭스의 에이스다.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일품이라는 평가. 아울러 직구와의 구속 차이도 크지 않아 타자로서는 까다로운 투수다. 야마오카는 일본 국가대표에 승선해 오는 3월 멕시코와의 평가전에도 나설 예정이다. 또한 오릭스의 개막전 투수로 유력한 투수다. 이날 야마오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가 나왔고, 슬라이더(129-138km), 커브(112-119km), 포크볼(135-138km), 체인지업(117-129km)를 섞어 던졌다.
이날 야마오카는 두산 타자를 상대로 3이닝 동안 총 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투를 펼쳤다. 그러나 두산 타자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키 맨’으로 꼽히는 선수들로부터 안타가 나온 것이 반가웠다.
2회초 시작과 함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박건우가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이후 야마오카의 변화구에 오재원과 김재호가 물러났지만, 박세혁의 2타점 적시타와 백동훈의 추가 적시타로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두산을 아쉽게 했던 ‘외인 타자 잔혹사’를 지워줄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부진을 털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 아울러 박세혁은 양의지의 공백을 채워줄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고, 백동훈은 올 시즌 개명까지하며 ‘보상 선수 성공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모두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를 전할 정도로 두산으로서는 활약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2회 이들이 보여준 집중타는 두산으로서는 반가운 장면이 아닐 수 없다.
▲ ‘첫 타석 첫 스윙 홈런’ 돌아온 홈런왕
홈런왕의 복귀 신고는 역시 홈런이었다. 지난해 44개의 홈런을 날린 김재환은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우측 외복사근 손상으로 밝혀졌고, 김재환은 겨울 동안 재활에 들어갔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지만, 경기 전 타격 연습을 하며 몸 상태를 점검한 김재환은 8회초 대타로나와 아라니시가 초구로 던진 144km 직구를 그대로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알 수 있는 대형 홈런. 홈런왕다운 복귀 첫 타석이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