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의 작은 마을인 미야자키에 큰 축제가 열렸다.
일본 프로야구 구단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24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 종합운동 공원 아이비 구장에서 오릭스 버펄로스와 시범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인구 40만 명의 작은 현인 미야자키지만,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이키메 구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소프트뱅크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총 9차례의 일본시리즈 우승, 18차례의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명문팀인 소프트뱅크는 일본 내에서 인기 구단 중 하나다. 미야자키와 같은 섬인 규슈의 후쿠오카를 연고지로 하는 소프트뱅크인 만큼, 미야자키에서의 인는 단연 말할 것도 없다.
이키메 종합 운동 공원은 소프트뱅크의 스프링캠프 구장인 만큼, 1군은 물론 소프트뱅크의 모든 선수가 모이는 장소다. 이날 주경기장인 아이비 구장에서는 소프트뱅크 시범경기가, 바로 옆에 위치한 이키메 구장에는 두산과 소프트뱅크 2군이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소프트뱅크 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장소다.
점검에 초점을 맞추는 시범 경기지만, 소프트뱅크의 경기가 열리자 수많은 관중들이 이키메 구장으로 집결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 경기 티켓 가격 역시 최고 4300엔(약 4만 3000원), 가장 저렴한 외야 좌석도 600으로 만만치 않았지만, 경기 시간 2시간 15분전인 오전 10시 15분에 전석 매진되며 소프트뱅크의 인기를 증명했다.

많은 사람이 모인 이키메구장 앞에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 야구장 앞에 설치된 구단 기념품 가게와 간이 음식점에는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구름 관중을 이뤘다.
소프트뱅크가 오사카를 홈으로 쓰다가 규슈로 연고지를 옮긴지 3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규모는 더욱 화려했다. 야구장 곳곳에는 30년을 상징하는 깃발을 비롯해 조형물이 설치됐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규슈와 소프트뱅크가 인연을 맺은지 30년이 된 만큼 구단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팬들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지만, 경기는 개시되지 못했다. 오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치지 않고 더욱 굵어지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 시작 30분 정도를 앞두고 취소가 선언됐다.

많은 관중들은 아쉬움에 야구장을 바라보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그러자 소프트뱅크 선수들의 팬서비스가 이어졌다. 우치카와 세이지, 니시다 데쓰로 등 간판스타는 물론 구도 기미야스 감독도 직접 나와 팬들에게 공을 던져줬다.
구도 감독은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왔는데 경기를 하지 못해서 유감이고 미안하게 생각한다. 오늘이 일요일이었고 첫 시범 경기로 캠프지로 항상 신세를 지는 미야자키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하기를 바랐는데, 비가 많이 와서 하기 어려웠다"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팬들은 선수단이 버스를 타는 모습을 바라본 뒤에야 야구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