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있는 선수다.”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은 과감한 어법을 구사하는 감독이다. 취재진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얘기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2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언급한 좌완 투수 박주홍에 대한 언급은 허투루 넘길 수 없다.

이날 박주홍은 선발 투수인 워윅 서폴드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와 3이닝 42구 1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첫 실전 등판을 가진 서폴드(3이닝 2실점)보다 더 좋은 투구 내용을 기록했고, 관심도 집중이 됐다.
박주홍에 대한 기대치는 지난해부터 컸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18년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지명된 박주홍은 데뷔 시즌부터 한용덕 감독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 관심의 결과, 박주홍은 11년 만에 오른 가을야구 무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투수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박주홍은 ‘오프너’ 개념이긴 했지만 선발 등판해 3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나름대로 선방을 하면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만큼 ‘투수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한용덕 감독은 박주홍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다. 한용덕 감독은 박주홍에 대한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난 25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박주홍의 투구 내용은 모두가 만족할 만 했다. 이에 대해 한용덕 감독은 “박주홍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오늘 보여준 모습처럼만 시즌 때 보여준다면 활약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박주홍의 투구 내용을 칭찬했다.
지난해 한용덕 감독이 칭찬했던 박주홍에 대한 배짱이 이날 연습경기에서 드러난 셈이다.
권혁이 두산으로 떠나면서 한화는 좌완 투수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해졌다. 그 과정에서 기대를 모았던 김범수가 1군 캠프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2군 캠프로 이동한 바 있다. 박주홍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커진 셈이다.
박주홍은 지난 주니치 드래건즈와의 평가전에서는 2⅔이닝 2피홈런 2탈삼진 7실점(3자책점)으로 아쉬웠지만 한용덕 감독은 “주니치전에서도 첫 2이닝은 괜찮았다"며 "세 번째 이닝에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하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당시 부진에 대해선 개의치 않았다.
한용덕 감독의 기대치를 박주홍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박주홍은 지난 25일 삼성전이 끝나고 “연습경기 두 번째 등판이다. 첫 번째 등판 때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세 번째 이닝에 들어갔을 때 힘이 떨어졌다”면서 “오늘 경기는 완급조절을 생각하며 던졌는데 세 번째 이닝 들어갔을 때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완급조절에 대해 깨달음을 얻은 경기다. 오늘 공 2,3개가 빠지긴 했지만 직구,체인지업 등 전체적으로 제구가 잘 돼 만족스럽다. 남은 캠프 기간 동안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과연 박주홍은 한용덕 감독이 기대하는 비밀병기로서 올해 1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