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 타구 강습에 '가슴이 철렁', KIA 떠오른 험버의 기억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2.26 18: 02

[OSEN=이선호 기자] 가슴이 철렁하는 순간이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제이콥 터너(29)가 가슴에 강습타구를 맞았다. 터너는 26일 오키나와현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해 3이닝을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펼쳤다. 상대의 간판타자에게 가슴 강습타구를 맞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지난 20일 요미우리전에서는 2이닝 4피안타 3실점했으나 두 번째 실전에서 괘투를 펼쳤다. 이날 투구수는 33구, 속구와 투심의 최고 구속은 150km를 찍었고, 포크볼 144km, 슬라이더 135km, 커브 128km를 기록했다. 순조롭게 구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었고 위력적인 투구였다. 

터너는 큰 부상을 당할 뻔 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2회말 선두타자인 일본 대표팀 4번 타자 쓰쓰고 요시토모의 타구에 가슴을 맞았다. 타구가 워낙 강했기에 부상이 우려스러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터너는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고 3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더그아웃의 김기태 감독에게는 아픈 기억이 떠오른 순간이었다. 수 년 전 캠프에서 외국인 투수가 강습타구에 맞고 제몫을 못했던 일이 있었다. 2015년 새 외국인 투수인 메이저리그 퍼펙트 투구의 주인공 필립 험버였다. 당시 2월 19일 첫 실전에 나섰지만, 요코하마전 1회 첫 타자에게 오른쪽 팔꿈치에 타구를 맞고 그대로 강판했다. 
검진결과 단순 타박상으로 밝혀졌으나 험버는 나머지 캠프를 개점 휴업했고 3월 15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야 첫 선을 보였다. 더욱이 경기 직전에 검지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험버는 결국 시즌 개막 후에도 피홈런 1위의 불명예를 안으며 고전했고 중반에 퇴출된 바 있다. 12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6.75의 성적을 남겼다. 
다행히 터너는 가슴을 맞고도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예정된 이닝을 소화했다. KIA 구단은 "등판 후 점검결과 이상이 없고 검진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터너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유망주 출신으로 10승 이상을 기대받고 있는 새로운 외국인 투수이다. 
KIA는 캠프 내내 크고 작은 악재에 시달려왔다. 투수 박준표와 임기준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고 소방수 후보 김세현과 선발 후보 윤석민이 실전이 어려워 초기에 귀국했다. 내야 베테랑 이범호도 펑고 훈련을 받던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귀국했다. 계속되는 궃은 날씨로 훈련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터너의 타구 강습에 가슴이 철렁할 수 밖에 없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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