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왕’ 스캇 보라스의 진가가 드러나나.
LA 다저스가 다시 브라이스 하퍼(27)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26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 주말 하퍼의 집이 있는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팅을 가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스프링 트레이닝이 차려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오갔다.
로버츠 감독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우리는 항상 팀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서도 “그냥 대화를 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다저스가 하퍼를 만난 것만으로도 그를 둘러싼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특히 하퍼를 쫓고 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급해졌다.

미국 ‘CBS스포츠’는 이날 다저스의 하퍼 영입 참전을 분석했다. 이 매체는 ‘하퍼는 지구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스타 선수로 2019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몇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가장 먼저 같은 지구 팀들의 움직임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22일 매니 마차도와 10년 총액 3억 달러 FA 계약을 발표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단기계약으로 하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란 의미.

두 번째로 하퍼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보라스의 협상 전략이라고 짚었다. 보라스가 필라델피아에 압박을 가하며 영입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다저스를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필라델피아와 계약에 합의하기 전 마지막으로 다저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예상도 곁들였다. 보라스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은 하퍼가 다시 주도권을 쥐는 상황이 됐다.
필라델피아는 지난주 존 미들던 구단주가 직접 하퍼를 만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까지 날아갔지만 계약 성사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CBS스포츠는 ‘하퍼와 보라스는 마차도 이상 계약을 원한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뉴욕 양키스)의 기록인 3억2500만 달러 이상일 것이다’며 ‘다저스가 그만큼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겠지만 관심만으로도 필라델피아가 하퍼에게 그 이상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필라델피아는 진 세구라, J.T. 리얼무토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FA 앤드루 매커친, 데이비드 로버트슨과 계약하며 알찬 오프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하퍼가 없다면 아쉬운 오프시즌이 될 수 있다. 그들은 수년간 이번 오프시즌을 준비해왔다. 쓸 돈이 있고, 계약해야 할 중심 선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라스는 지난해 11월 하퍼의 가치를 무려 4억 달러라고 호기롭게 외쳤다. 2월말이 되도록 하퍼가 미계약 신분으로 남아 불리한 위치에 놓쳤지만 그를 둘러싼 시장 상황은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보라스의 계획대로 다저스의 등장이 필라델피아를 자극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보라스(위)-하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