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보다 더 열심히’ 이치로의 마지막 불꽃 [AZ 리포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02.26 18: 31

스즈키 이치로(46)의 시계는 거꾸로 흐르고 있다.
‘전설’ 이치로는 비시즌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현역연장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어가면 연봉 75만 달러(약 8억 5천만 원)를 받는 조건으로 시애틀과 1년 계약을 맺었다. 선수로서 이룰 것은 다 이룬 이치로가 무엇이 아쉬워 그렇게까지 하는 걸까. 
이치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설이다. 2001년 시애틀에 입단해 신인상과 MVP를 싹쓸이한 이치로는 타격의 달인이다. 그는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 3할1푼1리, 3089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9시즌의 기록까지 더하면 4367안타로 4천안타를 돌파했다. 이미 전설이 된 이치로는 무엇이 아쉬워서 마이너계약까지 마다하지 않고 뛰는 것일까.

26일(한국시간) 시애틀 캠프를 찾았다. 이른 오전에 클럽하우스를 방문하자 백발이 성성한 선수가 정성스럽게 글러브를 손질하고 있었다. 바로 이치로였다. 메이저리그 진입을 처음 노리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처럼 이치로는 절박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이치로는 캐치볼, 배팅케이지 타격, 주루훈련, 외야수비훈련 등을 하나도 거르지 않았다. 날렵한 몸매는 젊은 선수들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모습이었다.
이치로를 응원하기 위해 수십 명의 팬들이 시애틀 캠프를 찾았다. 이치로는 훈련 중 시간을 내 팬들에게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줬다. 수십 명의 팬들이 사인을 요구했지만 싫은 기색 한 번 없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팬들에게는 자상한 그의 풍모는 ‘레전드’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이치로는 25일 콜로라도와 시범경기에 선발출전해 1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2회 볼넷 출루 후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후속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올해로 만 46살이 되는 이치로는 무려 514일 만에 도루를 기록했다.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이치로는 타의 모범이 되는 선수”라며 노장이 클럽하우스에 미치는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연 이치로의 마지막 불꽃은 언제까지 타오를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사진] 피오리아(미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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