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생의 첫 K리그 미디어데이 키워드 #도훈이 형 #배동님 #젊은 지도자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9.02.27 09: 01

감독님이 동생이셨어요...? 이임생 감독이 자신의 첫 K리그 미디어데이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 본관 2층 그랜드볼룸서 하나원큐 K리그 2019 개막 미디어데이가 개최됐다. 이 자리엔 K리그1 12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 2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처음 K리그 미디어데이 데뷔전을 가진 감독이 있었다. 수원 삼성의 제5대 감독으로 선임된 이임생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아직 K리그 미디어데이가 어색할 이임생 감독이지만, 나름의 입담을 뽐내며 화제가 됐다.

수원은 오는 3월 1일 울산 현대와 K리그1 1라운드 개막전에 나선다. 1라운드 최고 매치를 앞두고 이임생 감독과 김도훈 울산 감독의 기싸움이 오갔다
먼저 도발한 것은 김도훈 감독이다. 그는 절친한 사이인 이임생 감독을 향해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다. 그런데 나쁜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그러면 이임생 감독이 싸대기를 때릴 것 같다고"고 넉살을 떨었다.
이임생 감독의 현역 시절 흑역사를 언급한 김도훈 감독의 재치 넘치는 도발에 장내가 웃음으로 가득찼다. 너털웃음을 보인 이임생 감독은 "도훈이 형, 승점 3점 따러 갑니다"고 화답했다.
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한 자리에 붙어 있는 두 사람을 보면 김도훈 감독이 더욱 어려 보였기 때문. 액면가랑 달리 1971년생인 이임생 감독이 1970년생인 김도훈 감독의 1년 후배이다.
'싸대기' 발언을 잠재울 만큼 '도훈이 형'이란 한 마디의 파급력도 컸다. 공식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이임생 감독은 '젊은 지도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제로 이임생 감독은 K리그1 감독 중의 막내인 남기일(1974년생) 성남 FC 감독과 3살 차이에 불과하다. 젊은 지도자란 말이 틀린 것이 아니다.
물론 단순한 나이를 넘어 이임생 감독이 보여주는 태도 자체가 '신세대 감독'에 가까웠다. 평소 강경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선수들과 소통을 최우선시했다.
소통을 우선시하는 이임생 감독의 모습은 이른바 '배'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나타났다. 이임생 감독이 전지훈련에서 젊은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 직접 배를 깎아준 것.
감독과 일대일 대면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긴장했던 젊은 선수들도 기가 막힌 배 맛에 긴장을 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됐다.
이임생 감독은 "사실 젊은 선수 중에 내 자식들보다 어린 애도 있다"며 "그런 아이들하고 친해지기 위해 편하게 다가가니 선수들이 먼저 장난을 치곤 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배 에피소드가 전해 들은 수원 팬들은 이임생 감독의 첫 별명으로 '배동(배+감독)님'이라고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젊은 선수와 배 에피소드는 수원 선수단 전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임생 감독은 "요즘은 베테랑까지 나한테 와서 '저는 왜 배 안 깎아 주세요?'라고 물어본다"며 "그러면 내가 너네까지 깎아줄 군번이냐고 답한다"고 기분 좋은 하소연을 늘어놨다.
전술 면에서도 이임생 감독은 젊은 지도자의 면모를 잘 보여줬다. 그는 "내 축구 철학은 라인은 올리는 공격 축구다"며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결과만 추구하는 것은 수원 축구가 아니다"고 천명했다. 
이임생 감독은 "수비 라인도 실점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감있게 나서라고 했다. 선수단과 서로 논의하고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며 2019년 수원을 예고했다.
자신의 첫 미디어데이에서 이임생 감독은 #도훈이 형 #배동님 # 젊은 지도자라는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 부진한 '명가' 수원에 이임생 감독이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사진] 홍은동=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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