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없어도 잘해야 돼”.
SK 거포 외야수 한동민(30)에게 지난해까지 감독이었던 트레이 힐만(56) 마이애미 말린스 1루 베이스 및 내야 코치는 잊을 수 없는 은인이다. 지난 2017년 힐만 감독 부임 첫 해 주전 도약한 한동민은 지난해 개인 최다 41홈런과 함께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힐만 감독의 믿음에 한동민도 “10년 넘게 야구했지만 이런 감독님을 또 뵐 수 있을까 싶다”라고 표현할 만큼 존경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을 안고 1차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로 간 한동민은 힐만 감독과 재회했다. 지난 8일 베로비치 캠프를 찾은 힐만 감독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힐만 감독은 지난달 첫 딸을 얻은 한동민에게 축하를 하며 “내가 없어도 잘해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에 한동민도 “열심히 하겠다”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

한동민은 “부상 없이 1차 캠프를 잘 마쳤다. 지난해 우승팀에 걸맞은 성적을 올해 보여드려야 한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며 “염경엽 감독님과는 단장님일 때부터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현장에서 같이 하는 건 처음인데 세밀하고 꼼꼼하시다. 감독님 스타일에 잘 맞춰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KBO리그의 최대 변수는 타고투저 완화를 위해 반발력을 낮춘 공인구 변화다. 타구 비거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홈런 타자들에게 직접적인 타격탄이 될 수 있다. 리그 최다 홈런에 빛나는 거포 군단 SK, 그 중에서 41홈런을 터뜨린 한동민으로선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동민은 “솔직히 아직까진 공인구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도 관련 인터뷰한 것을 봤지만, 프로라면 그런 변화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 달라진 공에 맞춰가는 게 당연하다. 적응하는 데 치중할 것이다”고 대답했다.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하면서 한동민의 위상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그는 “아무래도 한국시리즈 이후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다. 보는 눈이 많아진 것을 느낀다. 그만큼 야구도 잘해야 하지만 평소 행동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더 커진 책임감을 말했다.

26일부터는 2차 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했다. 한동민은 “이제 실전 모드다. 경기를 통해 안 되는 부분을 파악해서 더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준비하는 데 목표를 두겠다”며 “홈런 수치는 전혀 생각 안 한다. 작년에도 40홈런 칠 줄 몰랐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나중에 따라올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