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스프링캠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제는 모든 팀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담금질한 부분들을 실전 연습경기를 통해서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단계다.
롯데(대만 가오슝), LG(호주 시드니), SK(미국 플로리다) 등이 1차 캠프를 마치고 일본 오키나와에 입성하면서 KIA, 삼성, 한화등 6개팀이 본격적인 ‘오키나와 리그’도 시작됐다. 그러나 각 팀마다 부상자가 나오면서 벌써 10명이 중도 귀국했다.
최종 점검 단계인만큼 이제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일만 남았다. 그 과정에서 복병은 바로 부상이다. 캠프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선수들 피로도가 쌓인 상황.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결국 부상의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연습경기가 시작되면서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의욕이 앞서다 보면 부상의 신호는 더욱 가깝게 다가오게 된다. 지금 이 시점에서 부상만큼 선수나 구단 모두를 당황케 하는 변수는 없다. 시즌 구상 자체를 바꿔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기 때문.

KIA는 캠프 낙마자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투수 한승혁의 조기 귀국 소식을 알렸다. 지난 26일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연습 경기 7회에 마운드를 올랐다가 한 타자만 상대한 뒤 통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됐다. 이유는 내전근 근육통이다. 결국 KIA는 한승혁을 조기 귀국시켜 정밀 검진을 받게할 예정이다. KIA로서는 윤석민(어깨), 김세현(컨디션 난조), 이범호(햄스트링)이 이미 전열을 이탈했고, 한승혁은 4번째 중도 낙마자로 이름을 올렸다. 선발진과 불펜, 내야진을 재편해야 하는 비상 상황이다.
KIA의 조기 귀국자가 유독 많은 편이지만, 다른 구단들도 방심할 수 없다. 삼성도 최근 낙마 선수가 발생했다. 지난 25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한 뒤 1회 팔꿈치에 이상을 호소했던 양창섭이 결국 정밀 검진을 받기 위해 조기 귀국을 결정했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의 기대를 받으며 “지난해보다 더 성장을 해야 한다”고 꼽힌 양창섭의 부상 이탈로 삼성 선발진도 새 그림을 짜야 하는 상황으로 변할 수 있다.
한화도 베테랑 투수 윤규진이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다. 구단은 정밀 검진을 위해 윤규진을 한국으로 돌려보냈고, 검진 이후 서산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앞서 문재현도 부상으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롯데는 1차 캠프에서 2차 캠프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서준원, 나경민, 황진수가 부상으로 2차 캠프에 합류하지 못하고 이탈했다. 그리고 27일, ‘주장’ 손아섭이 우측 옆구리에 불편함을 호소하며 훈련에서 제외됐다. 이날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결과 다행히 단순 근육통으로 밝혀지면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롯데 구단은 “검진 결과 별 이상은 없었고 단순 근육통이라 훈련량을 조절하면 된다.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연이은 부상자 속출로 오키나와가 술렁이는 가운데, 부상 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스프링캠프 막판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