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 것들이 있었는데, 잘 안됐네요."
박세혁은 지난 26일 경기를 마치고 아쉬움을 삼켰다. 23일 오릭스전에서 2타수 1안타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26일 세이부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세이부가 1군 주력 선수들을 넣은 만큼 안타를 뽑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 그러나 박세혁은 결과보다 자신이 준비했던 것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경기를 마치고 피곤할 법도 했지만, 박세혁은 야간 훈련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보였다.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을 했고, 가장 늦게 자리에서 떴다.

27일 오릭스전. 박세혁은 포수 겸 8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두 번째 타석에서는 3루타를 뽑아냈다. 정확한 타격 이후 빠른 발까지 과시했다. 수비에서도 박세혁의 활약은 눈부셨다. 올 시즌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고 내건 오릭스는 빈틈이 보이면 도루를 시도하며 두산 배터리를 흔들었다. 그러나 박세혁은 두 차례의 도루 저지를 선보이면서 오릭스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경기를 마치고 박세혁은 전날 늦은 연습을 한 이유에 대해 "초심을 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겨울 동안 연습하면서 생각한 것이 있었다. 비시즌 동안 준비한 것을 생각하고 내 자신을 믿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안됐다. 야구는 초심이 중요한 만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준비했던 것을 생각하고 하려고 연습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동시에 올 시즌 무거워진 책임감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그동안 주전포수로 두산의 안방을 지켰던 양의지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해 NC 다이노스와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두산의 주전 안방자리는 박세혁이 우선적으로 지킬 예정이다. 박세혁은 그동안 양의지의 백업으로 많은 경험을 쌓아오며 '주전급' 기량을 쌓아왔다.
박세혁은 "연습 경기 안타도 중요하지만 팀이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한다. 요즘은 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책임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동료들에 대한 믿음도 보였다. 양의지의 공백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박세혁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포스트 박세혁'을 찾는 것도 두산의 숙제다. 박세혁은 "우리 팀에 좋은 포수가 많기 때문에 걱정은 하지 않는다. 감독님께서도 생각을 하실 것이고, 다들 각자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걱정을 하지 않는다. 다만, 나 역시 많은 경기에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 팀의 선배님들도 올 시즌 잘 준비했다. 믿고 가려고 한다. 다들 짐을 나눠서 가면 올 시즌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