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의 품격’ 이치로, 즉석에서 사인회 열다 [Oh! 모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02.28 15: 04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46, 시애틀)는 팬서비스도 전설이었다.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치로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마련된 시애틀 스프링캠프에서 연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선수로서 환갑이 지난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아 조카뻘 되는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일까. 이치로의 훈련을 지켜본 결과 보여주기나 쇼맨십이 아닌 진지한 도전이었다.
오전에 스트레칭을 몸을 푼 이치로는 동료들과 캐치볼 훈련을 했다. 전성기시절 외야에서 쏘는 레이저 송구로 유명했던 이치로다. 강견은 변함이 없었다. 이어지는 주루훈련에서 이치로는 전력질주를 마다하지 않았다. 타격훈련도 제대로 했다. 베팅케이지에 들어선 이치로는 여러 번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이치로와 기쿠치 유세이가 있는 시애틀은 일본 팬들에게 최고의 인기구단이다. 아침부터 20명이 넘는 팬들이 캠프에 몰렸다. 이들은 저마다 이치로의 유니폼과 모자 등을 들고 있었다. 많은 팬들이 있었지만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이들은 훈련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용하게 담장 너머에서 이치로를 지켜봤다.
외야수비훈련을 앞둔 이치로가 갑자기 팬들에게 다가섰다. 그는 20여명의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줬다. 훈련 중에 제법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치로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모두 사인을 해준 뒤 다시 훈련에 복귀했다. 덕분에 캠프를 찾은 팬들은 모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일본 팬들 뿐 아니라 미국 팬들도 이치로의 사인을 원했다. 그만큼 이치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슈퍼스타였다.
시애틀 캠프에는 ‘레전드’들을 모셔둔 명예의 전당이 있다. 랜디 존슨, 켄 그리피 주니어, 에드가 마르티네스 등 시애틀을 대표했던 스타들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에 이치로의 모습도 있었다. 그런데 이치로는 50세가 다 되가는 마당에 아직까지 현역선수들과 경쟁하고 있다. 어릴 적 이치로를 동경했다는 시애틀 선수들도 실제로 이치로를 보면서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같은 클럽하우스를 쓰는 기쿠치는 “어릴 적 이치로의 팬이었다. 이치로와 같은 팀에서 뛰게 되다니 꿈만 같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이치로가 정말로 실존하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동영상] 피오리아(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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