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의 인디살롱] ‘2집’ 권우유 “올해는 넘버원코리안도 다시 해야죠”
OSEN 김관명 기자
발행 2019.02.28 12: 07

[OSEN=김관명기자] ‘3시의 인디살롱’에서 꼭 만나고 싶었던 뮤지션이 있었다. 2004년 결성된 스카밴드 넘버원코리안의 리더이자 지난 1월 솔로 2집 ‘사랑, 나의 친구’를 낸 권우유였다. 특히 통쾌한 브라스 사운드에 레게, 스카펑크, 펑키&재즈까지 소화한 올라운드 밴드로서 넘버원코리아는 한동안 소식이 잠잠한 터라 더욱 궁금했다. 지금은 애아빠가 된 권우유와 인터뷰, 시작. 
= 반갑다. 단도직입으로 묻자. 이한슬과 부부 사이인 것이 맞나. 
#. 이한슬은 권우유가 결성한 밴드 권우유와 위대한항해의 키보디스트로, 지난해 3월30일 발매된 권우유 솔로 싱글 ‘나무’의 보컬 피처링을 맡았다. 이번 2집도 권우유와 공동 프로듀싱했다. 

“맞다. 지인 소개로 밴드에 들어왔고 이후에도 이성으로서 감정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몇년이 흐르자 갑자기 감정이 생겼고, 2개월 고민 끝에 고백했다. 그때가 2015년인데 그 무렵 사랑 노래가 많이 나왔다(웃음). 결혼은 2016년 6월4일에 했고, 지난해 8월28일에 첫 애가 태어났다. 원래 정규 2집을 지난해 말에 내려고 했는데 애기가 태어나니 작업이 잘 안되더라. 지금 (애기가) 뒤집기하는 수준이다(웃음).”
= 그때가 좋을 때다(웃음). 2집을 낸 레이블 바인뮤직은 개인 레이블인가. 
“아내와 제가 만든 레이블이다. 그 첫 작업이 ‘나무’였다. CD를 낸 것은 이번 2집이 처음이다.”
= 뮤지션으로서 권우유의 히스토리를 조금 짚어보자. 대학(홍익대)에서 경영학과를 전공했다. 
“경영학과에 들어간 것은 당시 서울에서 특채생을 가장 많이 뽑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홍대에 오니까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블랙테트라 오디션에 응시했고 다행히 붙었다.”
= 다루는 악기가 있었나. 
“없었다. 그냥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블랙테트라에 들어간 후 드럼을 배워가며 2년 동안 드러머로 활동했다. 블랙테트라는 1학년 때는 연습기수, 2학년 때는 활동기수가 된다. 저는 24기 드러머다.” 
= 넘버원코리안은 어떻게 결성됐나. 
“2004년에 군대를 갔다와서 친구들과 결성했다. 저까지 모두 7명이었는데 대한민국에서 제일 재미있는 밴드를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뮤지션이 아닌 친구도 있어서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다. 이성보다 열정이 너무 앞서 갔다. 1집(Singing Number One)은 2007년 7월에, 2집(왁자지껄)은 2008년 5월에, 3집(외롭지 말아요)은 2011년 3월에 나왔다.”
= 넘버원코리안은 해체된 것인가. 2017년 3월 싱글 ‘가까이 더 가까이’ 이후 활동이 없다. 
“아니다. 최근에도 만나 신년회를 가졌다. 현재 멤버는 8명인데 다들 세션 활동 등으로 너무 바쁘다. 다 같이 모일 시간 잡기가 힘들다. 하지만 올해에는 뭔가 해보기로 했다.”
= 현재 멤버는 어떻게 되나. 
“베이스에 방주원, 기타에 김수유, 드럼에 성원우, 트럼펫에 김지환과 박경모, 트럼본에 윤재형, 키보드에 이준섭, 그리고 보컬인 저, 이렇게 8명이다.”
= 이제 솔로 및 위대한항해 얘기를 해보자. 솔로 싱글(The Greatest Voyage)이 2018년 12월에 처음 나왔다. 이 때는 넘버원코리안 활동 시기가 아니었나. 
“그 무렵 집에 레코딩 시스템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통기타 작업을 했는데, 넘버원코리안 곡으로 하기에는 구성이 단출했다. 그래서 솔로를 해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위대한 항해’ 등 3곡이 수록된 데뷔 싱글이다. 이후 2010년 5월에 정규 1집 ‘위대한 항해’를 내면서 비로소 ‘(뮤지션으로서) 이 길이 어쩌면 제 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제가 생각했던 인생방향과 다르게 펼쳐지더라. 군악대에 가게 된 것도, 홍대에서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도.”
= 권우유와 위대한항해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솔로 활동을 하다보니까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다. 그렇게 해서 2011년 3월 넘버원코리안 3집이 나온 후 8월에 권우유와 위대한항해 싱글 ‘걷는다 만난다’, 2015년 2월 정규 1집 ‘권우유와 위대한항해’를 냈다.”
= 지금 권우유와 위대한항해는 어떤 상태인가. 
“1집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기타를 맡았던 친구 이상헌과 제가 가고자 하는 노선이 달랐다. 사실 1집도 못나올 뻔했다. 공중에 붕 떴다가 지금 아내인 이한슬이 ‘제가 만들어보겠다’며 믹싱하고 해서 나오게 됐다.”
= 음악적 자양분은 주로 어디서 얻나. 
“주로 2가지인데 자연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광활한 산이나 바다, 이런 곳에서 영감을 받는다. 2번째는 일상이다. 길을 걷다가 문득 곡이 떠오르면 메모하고 집에 와서 작업을 해본다.”
= 아, 본명은 권용민인데 예명을 권우유라고 지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 영어로도 ‘Kwon Milk’다.
“활동명 권우유는 고등학교 때 제일 친했던 친구가 지어준 것이다. 아무 의미 없이 쓰다가 ‘만날 우, 있을 유’를 붙이면서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음악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 2집 ‘사랑, 나의 친구’는 어떤 것에 가장 주안점을 뒀나. 
“그동안 만들어놓은 곡 중에서 사랑과 관련한 곡들을 추렸다. 덕분에 정적이면서도 부드럽게 나왔다.”
= 3곡을 함께 들어본다면?
“‘나무’, ‘사랑, 나의 친구’, 그리고 ‘포도나무’다.”
= 싱글로도 나왔던 ‘나무’는 그야말로 달달한 연애노래다. 
“연애하던 시절 아내가 연애편지를 써서 줬다. 편지를 받자 울컥했다. 그 내용을 갖고서 만들었다. 이 곡과 관련해서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 아내와 함께 마스터링 스튜디오에 갔는데 기사님이 ‘이 꼬마는 누구야?’ 하시더라. 제 아내라고 하니까 한참 웃으시더라.”
= ‘사랑, 나의 친구’는 어떤 곡인가. 
“기다림 끝에 찾아온 사랑, 그 사랑의 시작과 과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지금 띵띵띵 하는 신시와 띠딩 하는 기타는 사랑의 대화를 상징하는 라인이다. 전체적으로는 레트로 느낌을 내려 했다. 곡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페이드 아웃으로 끝난다. CD로 들어보면 정확히 3분33초에 끝난다. 3이라는 숫자를 무척 좋아한다.”
= ‘포도나무’는 촛불집회와 관련이 있다고 들었다.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공연을 했었는데 그 시기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이 곡은 저와 제 아내의 작은 촛불이다. 그때 촛불집회 공연을 해보니 페스티벌에서는 못느끼던, 뭔가 뜨거워지는 것이 있었다. 포도나무처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 앞으로 권우유는 어떤 음악을 할텐가.
“제가 항상 바라는 것은 사는 동안 창작욕구라든가 영감 같은 것들이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억지로는 안된다. 계절이 변하듯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좋은 씨를 뿌렸으면 좋겠다.”
= 올해 계획을 들어보면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수고하셨다. 
“일단 앨범을 내는 게 목표였다. 이제 단독공연 계획을 세워보고 싶다. 넘버원코리안 활동도 할 것이다. 수고하셨다.”
/ kimkwmy@naver.com 
사진제공=권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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