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제이크 톰슨이 KBO리그 팀을 상대로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극과 극의 모습을 보여준 등판이었다.
롯데 톰슨은 28일 일본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47구 2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1차 스프링캠프에서 2경기 등판해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던 톰슨은 이날 연습경기 3번째 등판에 나섰다. 선발 등판은 두 번째다. 이날 톰슨은 포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커터, 투심 등을 던졌고, 주 무기인 투심의 최고구속은 144km를 찍었다.

연습경기이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과정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 등판이었다.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맞은 타구의 질들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도 보였다.
이날 1회는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처리하면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2회에는 영점이 잡히지 않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원바운드 성 투구들이 많아졌다. 홈플레이트 뒤의 포수들이 바빠졌고, 포수 뒤와 옆으로 빠지는 공들이 많았다. 이날 공식적으로 기록된 폭투는 2개 뿐이었지만, 누상의 주자들이 뛸 빌미를 제공한 셈이었다. 다만, 예전부터 마운드 상태가 좋지 않았던 구시카와 구장의 상태를 감안하면 이날 부진과 제구난의 원인을 마운드 상태로 꼽을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톰슨의 제구 난조를 뚜렷한 약점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대신 제구가 됐을 때의 톰슨은 ‘땅볼 유도형 투수’의 진면목을 과시했다. 이날 톰슨은 피안타 2개를 허용했는데, 모두 내야 안타였다.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한 타구들이었다. 11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외야로 뻗어나간 타구는 없었다. 타구들은 대부분 힘이 없었고, SK 타자들의 배트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결국 그의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한 셈이었던 것. 톰슨은 “투심의 구위와 제구 여부에 따라 그날 경기의 컨디션이 결정된다”면서 투심이 핵심 구종임을 밝혔고, 투심에 대한 자신감을 증명한 셈. 경기를 지켜본 선수들 역시 이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만 가오슝 캠프 초반, 등 근육통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페이스가 다소 느렸던 톰슨이다. 대만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도 같은 모습들이 반복된 바 있다. 일단 시즌에 돌입해 정상 컨디션일 때의 모습을 확인해봐야 할 부분. 롯데의 외국인 원투펀치를 담당해야 할 톰슨은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주게 될까.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