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허행운 인턴기자]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60)이 넓은 마음으로 케파를 용서했다.
사리 감독의 첼시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후반 11분 터진 페드로의 선취골 그리고 후반 39분 상대팀 키어런 트리피어의 자책골로 첼시는 승점 3점을 추가했다.
무엇보다 이 경기에서 관심이 쏠린 선수는 바로 지난 25일 맨체스터 시티와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사리 감독의 교체 지시를 거부했던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24)였다. 케파는 처음에 “오해가 있었다”며 변명했지만 이내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고, 구단으로부터 1주일 주급 정지라는 징계를 받았다.

사리 감독은 항명 사건 이후 첫 경기인 토트넘전에서 케파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경기가 끝난 후 공식 인터뷰에서 사리 감독은 “케파를 이번 경기에서 빼는 것은 맞는 결정이었다. 그는 큰 실수를 했고 구단으로부터 벌을 받았다. 이번 경기를 통해서는 팀에게 대가를 치른 것”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케파가 선발 제외 결정에 대해 뭐라고 반응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오늘은 아직 케파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선수 개개인과 이야기하지 않는다. 나는 경기일에는 팀 모두와 함께 대화하기를 원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현지 기자들이 계속해서 케파 관련 질문을 던지자 사리 감독은 “우리는 그를 죽일 수 없다. 젊었을 때는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와 같은 실수를 이해해주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이 문제는 이제 끝났다”며 케파를 용서했다.
뒤이어 취재진이 “여전히 케파가 첫 번째 선택지이자 넘버원 골키퍼인가?”라고 묻자 사리 감독은 흔쾌히 “물론(Of course)”라며 그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보여줬다. 아울러 “케파는 다가올 두 경기 중 한 경기에서 돌아올 것이다”라며 다시 그를 기용할 것을 확인했다.
사리 감독은 최근 경질설에 휩싸이며 대체자로 수많은 감독들이 거론되면서 위기에 처한 상황이었다. ‘사리볼’로 불리는 자신의 전술에 대한 수많은 비판과 선수들과의 불화설 그리고 케파의 항명 사건까지 겪으면서 그의 경질은 시간 문제임이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사리 감독은 이번 토트넘전 승리와 함께 케파에 대한 넓은 아량을 보여주는 리더십으로 오히려 이 위기를 자신의 기회로 바꾸고 있다.
첼시 또한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4위 아스널을 승점 3점 차이로 바짝 쫓으면서 4위 경쟁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첼시는 다가올 3월 3일 풀럼과의 리그 경기를, 8일에는 디나모 키예프와 유로파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사리 감독이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모두 사리 감독 본인의 손에 달려있다. /luck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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