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양상문 감독은 취임 이후 선수단과 첫 대면한 자리에서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면서 "볼만 던지는 투수들은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것이다”고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런 의미에서 양상문 감독의 의중과 선수의 자신의 신념과 맞닿은 인물이었던 김건국(31)은 어쩌면 올 시즌은 자신의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시즌이자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즌이기도 하다.
김건국은 그렇게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기 위해 이번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일단 오키나와에서 실전 등판은 한 두 경기로 한정돼 있다. 제가 보여줘야 될 부분은 구위 보다는 제가 하던대로 장점인 공격적인 투구를 보여여주는 게 이번 캠프의 목표인 것 같다”면서 “그렇다고 무모할 정도로 무작정 승부를 한다는 게 아니라 승부를 빠르게 가져가려고 한다. 적은 투구수로 오래 던져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볼넷 없이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려고 한다”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했다.

김건국은 지난 2006년 두산의 2차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이긴 하지만, 그동안 숱한 역경을 겪으며 프로 무대에서의 생활을 이어갔다. 그리고 두산에 지명된 뒤 방출됐고, 고양 원더스와 NC, KT를 거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자리를 잡았다.
이전 시즌들보다 김건국의 위치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 5경기, 통산 6경기밖에 던지지 않았던 김건국이었지만 마무리캠프 때부터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받았고,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그 기대치는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만 가오슝과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스프링캠프 일정 속에 김건국은 선발 후보로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김건국은 주위의 기대를 스스로 조절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차근차근 천천히 잘돼가고 있다”면서 “다른 선수들만큼 페이스가 가파르게 올라오지는 않았는데 예년에 비해서 스피드도 많이 나오고 조금씩은 좋아지고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이어 “지금 워낙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가 좋다. 무작정 따라가는 것보다는 저의 페이스에 맞춰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다른 선수들의 페이스에 신경은 안 쓰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건국은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하고 있다. 그는 “선발 후보로 거론이 된다는 것 자체로도 항상 감사하고 있다”면서 “(장)시환이, (윤)성빈이 등 좋은 투수들이 있다”며 “경쟁자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나는 항상 도전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만약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한 번이라도 선수들이 지쳤을 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항상 준비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항상 도전자의 마음을 갖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추고 선발 자리에 도전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단 구종과 완급 조절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는 “선발을 준비하라고 말씀을 했을 때부터. 떨어지는 변화구나 스피드 조절에 대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면서 “제가 던지는 구종들의 스피드가 모두 비슷해서 서클 체인지업, 스플리터 등을 마무리캠프 때부터 연습했고, 연습했던 것이 완성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동료이자 선배인 윤길현의 조언을 듣고 새 구종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 그는 “(윤)길현이 형과 같이 다니면서 좋은 말씀 많이 듣고 있다. 구종 추가도 길현이 형의 얘기다”면서 “길현이 형 때문에 야구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 경기 때도 (손)승락이 형과 길현이 형이 와닿는 말들, 그리고 경기의 포인트들을 잘 얘기를 해준다.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롯데가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기 위한 최대 과제는 선발진의 안정적 구축이다. 현재로서는 브룩스 레일리, 제이크 톰슨이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 자리에, 지난 두 시즌 간 풀타임 시즌을 보냈던 김원중까지만 고정적이다. 여기에 올해 선발로 전향해 테스트를 받고 있는 장시환을 비롯해 여전히 불안감이 큰 것은 사실이다. 장시환의 선발 안착 여부가 관건인 가운데 5선발 자리의 경우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김건국도 선발 로테이션 후보 중 한 명으로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고, 그 성과를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