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존재' 김주형, 16년 한풀이를 할 수 있을까 [오키나와 스토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3.01 05: 46

28일 KIA-한화의 연습경기가 열린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의 기자실. 이날 KIA 김주형의 플레이에 3차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김주형은 이날 3루수로 나서 무난한 수비와 공격에선 3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주전 3루수 이범호가 캠프 중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귀국하면서, 김주형은 대만의 2군 캠프에서 오키나와 1군 캠프로 콜업됐다. 다시 한줄기 희망이 생겼다.  
KIA 팬들에게 김주형(34)은 애증의 존재일터다. 2004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그는 매년 유망주로 기대를 받았으나, 시즌이 끝날 때는 뚜렷한 성과없이 마쳤다. 매년 그렇게 희망에서 출발해 절망으로 끝나기를 반복했다. 올해로 프로 16년차가 된다. 그러나 시즌 100경기 이상, 아니 300타수 이상 출장한 것은 2016시즌이 유일했다. 그해 내야 멀티 백업으로 135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1리 19홈런 49타점 43득점을 기록해다. 모든 성적에서 커리어하이였다. 

그러나 2017년에는 57경기에 출장해 106타수 타율 1할7푼에 그쳤고, 지난해는 더 심각했다. 단 6경기에서 8타수 1안타(.125)였다. 6월 이후로는 줄곧 2군에 머물렀다. 결국 2년간 홈런은 하나도 없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이범호의 부상에 대해 "개막전 출장은 힘들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막 초반, 4월초까지는 출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베테랑에게 햄스트링 부상은 가장 달갑지 않은 이상신호다. 
김 감독은 대체 3루 자원을 묻자 김주형, 최원준, 류승현 등 몇 명을 꼽았다. 아직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김주형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이범호 부상 이후 2군 캠프에 있던 김주형을 1군 캠프로 불러온 것이다. 지난해 백업 경험자로는 최원준이 멀티 능력도 갖춰 요긴할 전망. 과연 김주형이 젊은 경쟁자들 속에서 얼마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8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3루수로 나선 김주형은 1회 정근우의 까다로운 바운드 타구를 가볍게 잡아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1회 1루수 뜬공으로 아웃된 그는 0-5로 뒤진 3회에는 1사 2,3루에서 욕심내지 않는 팀 배팅으로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여전히 펀치력은 있었다. 6회 2사 1,2루에서 한화 이충호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기도 했다. 김주형의 3점포로 스코어는 7-5에서 7-9로 뒤집힌 것이다. 승리한다면 수훈 선수. 그러나 KIA는 6회말 9-9 동점을 허용하면서 강우 콜드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범호의 뜻하지 않는 부상으로 찾아온 팀내 경쟁, 김주형은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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