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닦아놓은 ‘캡틴 로드’, 이를 따라가는 손아섭 [오키나와 스토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3.01 13: 06

올해 롯데의 새로운 주장을 맡은 손아섭(31)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주장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여념이 없다. 
자신의 훈련 뿐만이 아니라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해야하는 남다른 자리가 주장이다. 선수단 전체를 아우르고 분위기를 주도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손아섭은 야구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주장을 맡게 됐다. 그렇기에 감투가 가져오는 무게감은 손아섭에게 남다를 수 있다. 그는 주장 선임 당시 "야구를 하면서 주장을 처음하게 됐다. 부담도 되고 한 번도 안해봤던 자리라서 긴장도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고 약 한 달의 시간이 지났다. 주장으로서 한 달을 보낸 소감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는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후배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 힘든 점은 없다”면서 “부담은 있는데 시즌에 들어가면 더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의 훈련 분위기는 예년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그는 “따로 감독님께 건의 드린 것은 없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님께서 부임하시고 소통을 강조하시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훈련 분위기가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최근 카지노 출입, 음주운전, KBO리그 구단들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프로 의식의 부재, 책임감 결여 등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손아섭도 최근의 사건들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단의 대표로 어떻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했다. 
그는 “주장이라고 사생활에 간섭할 수는 없다. 강제적으로 통제를 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싫어한다”면서 “성인이고, 프로이기 때문에 사생활에 대한 부분은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행동을 해야 한다. 자유롭게 행동을 하되,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를 했다. 그리고 선수들은 손아섭의 책임론에 공감하며 프로 선수로서의 본분을 다하려고 한다.
다만, 주장인 손아섭 자신만이 한 일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임 주장이었던 이대호의 역할을 치켜 세우며 고마움을 전했다. 손아섭은 “사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은 것은 (이)대호 형이 만들어 놓았다”면서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들에 대해선 누구보다 엄격하셨다”며 “그러다보니 주장이 되고 나서는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가 닦아놓은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와 주장으로서의 길을 손아섭은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과거의 롯데 선수들에게도 사건사고가 잦은 편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 롯데 선수들이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일은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이런 자유롭지만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손아섭은 좋은 성적, 좋은 주장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는 “주장이 평가를 받으려고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운동하고 선수단의 입 역할을 하면서 성적이 난다면, 제 스스로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좋은 성적을 낸다면 훌륭한 주장이라고 평가 받을 것이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반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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