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에는 현재 KBO리그 6개팀이 모여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캠프 막바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6개팀끼리 상대를 바꿔 가며 연습경기를 치른다. 하루에 평균 2경기의 연습경기가 열리고 있다. 6개팀 사령탑이 저마다 시즌을 앞두고 고민도 있고 희망도 있을 터.
지금으로선 김기태 KIA 감독이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 같다. 캠프에서 부상 선수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달리 KIA 캠프에는 부상 선수들이 많다.
재기를 노리는 윤석민이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캠프 초반에 일찌감치 귀국했다. 마무리 후보 김세현도 몸 상태가 훈련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라 귀국했다. 베테랑 3루수 이범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중도 귀국 리스트에 올라갔다. 최근에는 선발 자원 한승혁이 오른쪽 내전근 근육통 부상을 당해 28일 귀국했다. 게다가 좌완 임기준과 사이드암 박준표는 각각 어깨 통증과 위 용종 제거수술로 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28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한화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기태 감독은 담배를 연신 태웠다. "답답하시더라도 담배를 줄이시죠"라고 말하자, 김 감독은 쓴웃음을 지으며 "캠프에서 일주일 정도 담배를 끊었는데, 최근에 다시 담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 악재가 연이어 나오면서 시즌을 앞둔 베스트 구상이 흔들리고 있다. 물론 감독은 항상 제2, 제3의 대비책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그럴 경우에는 팀 전력이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선발, 내야, 불펜 등 각 파트마다 공백이 생겼다. 김 감독은 "이범호는 개막전 출장이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신인 김기훈의 연습경기 선발 등판에 대해선 "길게 던져보면서 선발로 어떨지 보는 것"이라고 했다.
'부상'은 팀에는 위기이지만 선수 개개인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백업 선수들은 모처럼 찾아온 기회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알고 해야 하는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이날 한화와 연습경기에서 KIA는 백업 선수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 내외야의 최원준, 최정민, 김주형, 이은총 등이 활발한 에너지를 보여준 것이 위안이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