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홈런! 물러설 곳 없는 김주형의 '마지막 전쟁'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3.01 18: 02

마지막 기회를 잡을까?
잊혀졌던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주형(34)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 2월 28일 한화와의 오키나와 캠프 평가전에서 3점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4타점을 올렸다. 1안타가 바로 3점짜리 홈런이었다. 3회초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더니 6회초 좌중월 역전 스리런포를 날렸다. 
스프링캠프 시작할 때 김주형의 이름은 아무도 떠올리지 않았다. 함평의 잔류 전력이었다. 그러다 대만 2군 캠프로 훌쩍 떠나더니 어느새 1군 오키나와 캠프로 이동했다. 그의 이름이 소환된 이유는 3루수 주전 이범호가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중도 귀국했고 개막전 출전이 힘든 상황과 맞물려 있다. 

오키나와 캠프에는 3명의 젊은 선수들이 3루를 경쟁하고 있었다. 이창진, 최원준, 류승현 등이었다. 이범호가 부상으로 귀국하자 경쟁의 불꽃이 점화했다. 김기태 감독은 여기에 이제는 노장선수인 김주형까지 불러들여 경쟁율을 높였다. 김주형은 3루와 1루 수비가 가능하다. 갑자기 합류해 홈런포를 터트려 뜨거운 경쟁을 예고했다. 
김주형이 가장 잘했던 시즌은 2016년이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1년 내내 1군에 있었다. 유격수와 2루수까지 소화하는 전천후 플레이어였다. 유격수는 도저히 힘들어 나중에는 1루와 3루수만 담당했다. 그 해 135경기에 출전해 387번이나 타석에 섰다. 타율 2할8푼1리, 19홈런, 49타점. 데뷔 이후 최고의 기록이었다. 
드디어 꽃을 피우는 듯 싶었다. 지긋지긋한 '만년 유망주'라는 말도 지우는 듯 했다. 내친 김에 30홈런 타자가 되기 위해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서 더 많은 땀을 흘렸다. 그러나 2017시즌 116타석에 그쳤고 홈런은 한 개도 터트리지 못했다.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실상 김주형의 입지는 사라졌다.  2018시즌은 단 8타석만 소화했다. 최원준이 멀티플레이어로 뛰었고 동기생 류승현도 깜짝 활약을 펼치며 그 자리를 대신했다. 베테랑 정성훈의 입단으로 우타자 대타와 백업요원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트레이드 협상에서도 그의 이름은 말하는 구단은 없었다. 그렇게 이름은 잊혀졌다. 
2018시즌을 마치고 방출 가능성도 보였다. 구단은 2019시즌 보류선수 명단에 김주형의 이름을 넣었고 이번에 어렵사리 1군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현실적으로 정성훈이 은퇴하면서 KIA의 대타 요원은 좌타자 일색이다. 오른손 타자인 김주형을 대만에서 콜업한 이유이다. 젊은 최원준과 류승현이 주춤하면 또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황대인은 부상으로 빠져 있다.
어쩌면 김주형은 올 시즌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벌써 우리나이로 35살이다. 만일 올해도 성적이 부진하거나 1군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내년부터는 기회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누구보다 절실한 마음으로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했다. 그 마음이 스리런 홈런에 담겼다. 김주형이 마지막 전선에 섰다. /sunn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