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국시리즈 우승주역 메릴 켈리(31)가 본 메이저리그는 어떤 무대일까.
켈리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캇데일 홈구장 솔트리버필즈에서 개최된 ‘2019시즌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켈리는 ⅓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 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켈리는 당초 예정됐던 2이닝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강판을 당했다.
애리조나주립대를 졸업한 켈리는 고향에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처음 경험하는 빅리그는 사뭇 다른 무대였다. KBO에서 잔뼈가 굵은 켈리도 첫 시범경기서 난타를 당하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켈리에게 KBO와 메이저리그의 차이점을 물었다. 켈리는 “한국 공은 우리 (미국)대학교 공과 같다. 더 작은 것 같다. 빅리그 볼에 적응을 해야 한다. 빅리그는 내가 캠프에서 경험한 것이 전부다. 사실 나는 아직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없다. 몇 달 뒤에는 더 잘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KBO와 메이저리그는 리그 수준뿐 아니라 경기장의 분위기와 환경 등 모든 것이 다르다. KBO의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을 치르기 위한 시험무대 성격이 짙다. 선수들도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 반면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초청받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죽기 살기로 경기에 임한다. 골수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르니 시범경기도 대충할 수가 없다.

켈리는 “KBO에서는 시범경기를 좀 더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100%로 싸우지 않는다. 미국과는 좀 다른 환경이다. 미국에는 훨씬 많은 팬들이 있고, 경기장도 훨씬 좋아서 더 재밌는 것 같다. (메이저리거들이 포진한) 모든 홈팀의 타자들이 공격을 정말 잘한다”고 비교했다.
이어 켈리는 “트리플A와 한국 타자들은 다른 정신자세를 갖고 있다. 한국타자들은 굉장히 의욕적이다. 타석에서 스윙을 매우 강하게 한다. 그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고 묘사했다.
한국에 대해 켈리는 경기 외적으로도 좋은 추억을 갖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는 타자들이 들어설 때마다 다른 주제가를 부른다. 서울에서 치른 한국시리즈에서 몇 만 명의 팬들이 같은 노래를 따라 부르는 장면은 놀라웠다. 미국에서 한국하면 한국전쟁과 북한을 떠올린다. 나는 한국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많이 했다. 한국 팬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스캇데일(미 애리조나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