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 최대어 브라이스 하퍼(27)가 새로운 팀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택했다.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로 메이저리그를 넘어 북미 프로스포츠 역대 최고액 계약 기록. 다저스는 연평균 4500만 달러로 빅리그 역대 최고 수준 연봉에 4년 계약을 제시했지만 하퍼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하지만 하퍼 영입 실패가 다저스에 오히려 다행이란 평가도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이날 ‘하퍼는 필라델피아로 갔다. 다저스는 운이 좋은 것 같다’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기사를 작성한 짐 알렉산더 기자는 ‘필라델피아는 하퍼가 38세가 되는 2031년까지 함께한다. LA 에인절스 앨버트 푸홀스를 본 사람들은 이 계약이 어떻게 끝날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며 ‘하퍼와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에겐 승리의 날이다’고 전했다.

장기계약 특성상 뒤로 갈수록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푸홀스도 지난 2011년 12월 에인절스와 10년 총액 2억54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으나 갈수록 하향세를 보이며 팀의 애물단지가 됐다. 장기계약을 꺼리는 다저스는 하퍼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알렉산더 기자는 ‘하퍼는 2015년 MVP 시즌 이후 평균 이상 선수였지만 슈퍼스타는 아니었다’며 ‘하퍼는 지난 3년간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7.5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1.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85위였다’고 지적했다.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과도 비교했다. 트라웃의 WAR이 지난해 10.2, 통산 64.3인 반면 하퍼는 통산 27.4에 그쳤다. 알렉산더 기자는 ‘하퍼가 13년 3억3000만 달러를 받는데 트라웃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며 아르테 모레토 에인절스 구단주가 안절부절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기자는 ‘하퍼는 포스트시즌 19경기에 타율 2할1푼1리, OPS .801를 기록했다. 다저스가 10월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생산력이 필요하다’며 큰 경기에 약한 하퍼의 약점도 지적한 뒤 ‘하퍼의 계약은 필라델피아가 향후 몇 년 안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 가치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부담이 될 것이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알렉산더 기자는 ‘포스트시즌을 불안해 하는 다저스 팬들을 가장 걱정시키는 필라델피아 선수는 하퍼가 아니라 포수 J.T. 리얼무토’라며 포수 보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저스는 리얼무토 대신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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