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강우가 '아이템'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역대급 악역으로 매회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고 있다.
김강우는 최근 MBC 월화드라마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에서 화원그룹 회장 조세황 역으로 열연 중이다.
극 중 조세황은 기업 혁신을 꾀하는 진취적인 오너이자 소시오패스다. 그는 이미 모든 걸 다 가졌기 때문에 자신의 뜻대로만 흘러가는 세상이 재미없다. 그런데 특별한 힘을 가진 아이템 컬렉션은 조세황으로 하여금 오랜만에 심장이 요동치는 스릴을 느끼게 했다. 조세황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괴물로 변해가고 있다. 겉으로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노블레스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이는 가면일 뿐이다. 급기야 그는 지난 방송에서 강곤(주지훈 분)을 이용해 아이템을 모두 모을 계획으로 그의 조카 다인(신린아 분)까지 살해해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오로지 재미만을 위해서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조세황. 그에게 아이템은 어릴 적 자신을 '괴물'이라고 칭하며 학대하던 아버지 조관(김병기 분)을 식물인간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과거 자신을 기소했으며 유일하게 복종하지 않는 흥미로운 '장난감' 강곤을 흔들 수 있는 물건이다. 남들이 보면 그냥 평범한 물건인데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세상에 이런 물건이 존재한다는 게 너무 재미있을 뿐이다.
또한 조세황은 사람들이 왜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끼는지 의문을 가졌다. 경호원의 어머니가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가 암에 걸리면 기분이 어떠냐. 난 기분 좋던데"라고 이야기하고, 다인이 식물인간이 되자 아파하는 강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왜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처럼 느낄까?"라고 묻는다. 그의 악랄함은 여기서 나온다. 정당한 이유조차 없고 타인의 고통도 모르는 그의 악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르기 때문. 끝까지 그를 지켜보게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강우는 감정의 동요 없이 인간이 저지른 일이라고 믿기 힘든 범죄를 저지르는 악인부터 그와는 정반대되는 해맑은 얼굴로 선한 사람을 '연기'하는 연기까지 소화해내며 소름 돋는 악역의 새역사를 쓰고 있다.
전작 '데릴 남편 오작두'에서 순수하고 솔직한 남자 오작두 역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그가 절대악으로 유례없는 소시오패스의 모습을 소화해냈기에 더욱 충격으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살인을 저질러도 죄책감은커녕 재미만 느끼는 소시오패스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김강우의 활약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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