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배웠다” 성장 거듭하는 윤성빈의 5선발 경쟁기 [오키나와 리포트]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03.02 16: 53

“또 하나 배웠네요.”
롯데 자이언츠의 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윤성빈(20)은 2일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5회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35구 1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찍는 등 위력적인 공을 뿌리면서 한화 타자들을 상대했다. 
특히 이날,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가 안정됐다. 양상문 감독은 경기 후 “공의 탄착군이 어느 정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모두 형성됐다. 공도 뒤에서 보니 살아서 움직여 들어오더라”고 말하며 제구와 구위 모두 엄지를 치켜세웠다.
투구 폼의 변화가 그의 제구력 향상을 이끌었다. 윤성빈은 이날 세트 포지션에 가까운 동작으로 투구를 이어나갔다. 주자가 없어도 그는 예전처럼 왼발을 뒤로 빼지 않고 꼿꼿하게 선 상태에서 키킹 동작을 했다. 그는 “왼 다리를 뒤로 빼면서 던지면 아무래도 상체의 움직임이 커진다. 그러다보니 제구도 흔들렸다”면서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 동작으로 수정해서 지금까지 던지고 있다. 많이 적응됐다”고 말했다.
주형광 투수 코치는 “(윤)성빈의 상체 동작이 커지면 제구가 많이 흔들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세트 포지션 처럼 공을 던지니 동작도 작아지고 제구도 좋아졌다”면서 “지금은 많이 여유도 생겼다”며 그동안 윤성빈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뛰어난 구위와 제구를 선보였지만 아쉬움이 남는 점은 이날 5회와 6회를 무실점으로 처리한 뒤 7회말 선두타자 하주석에 149km 속구를 던지다 우월 솔로포를 얻어맞은 점이다. 강력한 속구를 던지면서 선발처럼 완급조절을 하려고 했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윤성빈의 패착이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안일한 선택을 자책했다.
윤성빈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선발 투수처럼 던지려고 했다”면서 “그런데 첫 타자에게 그냥 안일하게 생각해서 속구를 툭 던졌는데, 맞자마자 ‘아차’ 싶었다”면서 “포수였던 (김)준태 형도 변화구 사인을 냈어야 했다고 아쉬워 했다”고 당시 홈런을 맞은 뒤 상황을 전했다.
그리고 윤성빈은 “또 하나 배웠고 깨달았다”면서 “주형광 코치님도 ‘그런 과정이 있어야 성장한다. 어차피 1점이니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도 던지면 된다’고 말씀해주셨다”전했다. 
앞으로 윤성빈은 김건국, 송승준 등과 함께 5선발 경쟁을 이어나갈 예정. 그리고 이날과 같은 안정적인 제구와 위력적인 구위를 꾸준하게 선보인다면 윤성빈의 5선발 경쟁기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을 듯 하다. /jhra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