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 찾아온 첫 기회, 간절합니다” LG 유원석을 아시나요 [오키나와 스토리]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3.03 13: 03

‘사이드암→수술 3번→오버스로→군 복무→재활 2년→사이드암’ 
 “네? 저를 인터뷰하고 싶다구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만난 LG 사이드암 투수 유원석(30)은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받자 대뜸 말한 첫 마디였다. 
최일언 LG 투수코치는 “투수 중에 재미있는 선수가 한 명 있다. 올해 기대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일본 고치 마무리캠프에서부터 류중일 감독이 유원석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유원석 선수를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유원석은 이형종과 양천중-서울고 동기다. 인하대 진학 후 2013년 신고 선수로 입단했다. 이력이 다채롭고 지금까지 야구 인생에 굴곡이 많았다.
# 절박한 심정에서 바꾼 투구폼 
유원석은 “LG 입단 할 때는 오버스로 투수였다. 대학 때 사이드암 던지다가 구속이 안 나와서 프로 지명 가망이 없다 싶어서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그렇게 해서 오버스로 폼으로 바꿔서 공 스피드가 150km 넘게 나왔다. 하지만 제구가 불안정했다”고 설명했다. 150km 빠른 공으로 LG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그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지금까지 팔꿈치 수술을 3번 했다. 고등학교~대학교 했다. 인대 접합 수술 1번, 주두 골절 수술을 2번씩이나 받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2013년에 입단해 2014년 말에 공익으로 군 복무를 하고 2016년에 복귀했다. 그러나 제대 후 팔이 아파 2년 가까이 재활군에 있었다고 한다. 
그는 “경기도 못 나가고 답답했다. 안 아픈 폼을 찾아보자 하면서 아마 때 사이드암을 던져봤기에 사이드암으로 바꿨다. 코치님과 상의해서 지난해 9월부터 사이드암으로 던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다시 사이드암에서 길을 찾다 
오키나와에서 만난 최일언 투수코치는 “사이드암으로 바꾸고 구속이 덜 나온다고 하는데, 그래도 직국 145km 이상 나온다. 볼끝이 좋다. 슬라이더만 제대로 던지면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유원석은 “볼끝이 다르다고 느껴지고, 직구에 자신감이 생겼다”며 “지난해 말에 사이드암으로 던져서 147km까지 나왔다”고 했다. 관건은 슬라이더 제구다. 최일언 코치와 많이 연습하고 있다. 
지난해 LG 불펜은 과부하를 겪었고 10개팀 중 평균자책점이 가장 나빴다. 임정우, 김지용이 빠지고 신정락, 진해수, 고우석, 정찬헌 정도가 있다. 류중일 감독은 “새얼굴이 필요하다”며 "이번 캠프에서 유원석, 이정용, 정우영이 기대된다"고 했다. 
유원석은 “(입단하고) 7년 만에 온 최고의 기회다. 간절하게 잡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등록 선수도 됐다”고 웃으며 살짝 목소리가 올라갔다. 이어 “1군 스프링캠프는 처음이다. 1군 캠프에 와서 처음에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제는 욕심이 점점 난다. 시즌에도 1군에 있고 싶다”며 “제대 후 2년간 재활을 하고 지난해 9월 3군 경기에서 공을 던졌을 때 기분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4년 만에 마운드에 섰는데, 그 초심을 잃지 않겠다. 보너스를 받은 기분 같기도 하고, 최대한 즐기려 하고 싶다”고 말했다. 
# 첫 1군 캠프 연습경기.."기대되는 투수다"
지난 27일 아카마구장에서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4회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약간은 상기됐다. 김상수, 이학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동료들이 그를 도와줬다. 우익수 채은성은 얕은 타구를 대시해 잘 잡았고, 포수 김재성은 두 차례 2루 도루 저지로 이닝을 끝냈다. 
5회에도 등판한 그는 몸에 맞는 볼, 안타, 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줬고, 포수 파울플라이와 내야 땅볼로 1점으로 막아냈다. 류 감독은 “유원석은 종속이 빠르다. 빠른공이 좋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보다 제구가 좋아져 중간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일 다시 삼성과의 연습경기. 5-4로 앞선 8회 무사 1,2루 위기에서 유원석은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동엽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무사 만루 위기. 박찬도를 헛스윙 삼진, 김성훈을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2아웃을 잡았다. 위기를 넘기는 듯 했지만, 2사 후 손주인 상대로 2볼-2스트라이크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공 1개가 아쉬웠다. 
류 감독은 "유원석이 실점은 했지만 기대되는 투수다"라고 재차 격려했다. 유원석의 프로야구의 길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