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돌아온 FC 서울이 지긋지긋한 개막 징크스를 넘고 2019년 부활을 예고했다.
서울은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라운드 개막전에서 수비수 황현수의 멀티골을 앞세워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010년(대전 시티즌전 5-0 승) 이후 9년 만에 개막전서 승리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반면 포항은 시즌 개막 직전 기생충으로 이탈한 채프먼의 공백을 체감하며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2010년 개막전에서 대전 시티즌에 5-0 대승을 거둔 이후 서울은 내내 개막전 징크스에 시달렸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단 한 번도 승리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포항전도 9년 동안 개막전 무승 행진에다 상대가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인인 만큼 혹시나 하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최용수의 서울은 개막전부터 달라진 모습으로 포항을 압도했다. 경기 내내 모든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뛰며 경기장을 지배했다.
‘기대주’ 페시치가 컨디션 문제로 제외된 공격진에서 박주영-박동진이 날랜 움직임을 보여줬다. 중원의 정현철-알리바예프-고요한도 매서웠다. 강력한 압박으로 포항의 움직임을 저지했다. 고광민과 윤종규가 나선 양쪽 윙백 이후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황현수-김원균-이웅희가 구축한 스리백도 든든했다. 특히 황현수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한빈 대신 선발 골키퍼 장갑을 낀 유상훈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상대 공세를 저지했다. 이날 서울은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개막 징크스 탈출에 성공했다.

상암의 홈팀 응원석에는 ‘잊지 말자 2018, 함께 뛰자 2019’라는 걸개가 걸렸다. 서울은 지난 해 구단 역사상 첫 하위 스플릿과 강등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며 지옥을 맛봤다.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잔류를 확정짓자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구단 직원들 모두 '다음 시즌은 달라지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약속은 지켜졌다. 지난 시즌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최용수 감독과 선수들은 지긋지긋한 개막 징크스마저 격파하는데 성공했다. 과연 서울이 2019년은 달라진 모습으로 명가의 부활 찬가를 노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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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 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