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울이 달라졌어요.
FC 서울은 지난 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라운드 개막전에서 수비수 황현수의 멀티골을 앞세워 포항 스틸러스를 2-0으로 꺾고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010년(대전 시티즌전 5-0 승) 이후 9년 만에 개막전서 승리를 기록하며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반면 포항은 시즌 개막 직전 기생충으로 이탈한 채프먼의 공백을 체감하며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서울은 오스마르-페시치 등 주전 외인 들이 나오지 못했지만, 완벽한 경기력으로 포항을 제압했다. 페시치가 컨디션 문제로 제외된 공격진에서 박주영-박동진이 날랜 움직임을 보여줬다.
중원의 정현철-알리바예프-고요한도 매서웠다. 강력한 압박으로 포항의 움직임을 저지했다. 고광민과 윤종규가 나선 양쪽 윙백 이후 공격과 수비의 연결 고리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황현수-김원균-이웅희가 구축한 스리백도 든든했다. 특히 황현수는 멀티골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양한빈 대신 선발 골키퍼 장갑을 낀 유상훈도 안정적인 모습으로 상대 공세를 저지했다.
이날 서울은 지난 시즌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개막 징크스 탈출에 성공했다. 선수 라인업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플레이의 질이 달라졌다. 무기력했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서울은 경기 내내 부지런히 뛰며 강한 압박을 펼쳤다. 채프먼 없는 포항의 중원을 시종일관 몰아 붙여 제대로 된 공격 전개를 막아냈다. 결국 포항은 측면을 통한 공격에만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공격수들 역시 적극적으로 압박에 가담했다. 후반 2분 서울 공격진들이 포항 골키퍼 강현무를 압박해서 스로우인을 얻어낸 것이 대표적이었다.
달라진 적극성 역시 돋보였다. 공격수들이 모두 과감하게 때릴 땐 때리며 무려 22개(유효 슈팅 9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수비수들도 과감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세트 피스 상황에서 황현수가 2골을 터트리며 위력을 과시했다.
집중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후반에 들어오면서 포항이 수차례 공격을 허용했으나,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를 마크했다. 지난 시즌 서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이길 때도 내용이 있어야 하고 질 때도 후회 없는 경기를 해야 하는데 지난 시즌은 그러지 못했다. 전지 훈련서 기초적인 것을 잡았다. 압박에 대한 훈련 성과가 어느 정도 보였다. 하지만 만족할 수는 없다"고 절반의 합격점을 줬다.
최용수 감독은 "아직 더 발전할 수 있다. 포항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선수들이 공수서 조화를 이뤘다. 이번 시즌 압박이나 공격성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울이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시즌 내내 포항전서 보여준 압박과 적극성&집중력을 유지하여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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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