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인터뷰] 유승안 감독 "선수들 모두 건강하게 복귀하길 바랄 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9.03.05 08: 02

"마음이 편하지 않다. 여기 오면 자꾸 딴 데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속상하니까 그런 게 아닐까". 
지난 4일 오후 서귀포 강창학 야구장에서 만난 유승안 경찰 야구단 감독은 긴 한숨을 내뱉으며 이렇게 말했다. 
병역 자원 확보 차원에서 의무경찰은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정부는 2023년까지 완전 폐지를 목표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다. 불똥은 경찰 야구단으로 튀었다.

현재 경찰 야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선수들의 신분이 의무경찰(야구 특기)이다. 단계별 감축은 이미 예고된 것이지만 올해부터 인원 충원이 중단되면서 정상적인 리그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경찰 야구단은 지난달 15일부터 제주 서귀포 강창학 야구장에서 마지막 전지 훈련을 소화중이다. 
8년 연속 북부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퓨처스리그 최강자로 군림했던 경찰 야구단은 올해부터 번외경기를 치른다. 북부리그 소속 구단과 6경기씩 30경기, 남부리그 소속 구단과 3경기씩 18경기를 상대해 총 48경기를 소화할 예정. 경찰 야구단은 오는 8월 11기 선수들이 전역한 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선수단 규모와 경기 수가 축소된 가운데 운영 계획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 유승안 감독은 "경기 수가 확 줄어들었으니 경기 승패보다 선수들이 몸과 마음을 잘 만들어 소속 구단에 복귀해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까지 팀플레이에 중점을 뒀지만 올해부터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에 주력하고자 한다. 코치진에 선수 개개인에게 개인 과외를 하듯 가르치자고 말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안 감독은 경찰 야구단이 폐지되지만 공군 등 군경팀이 창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 야구단이 불필요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의무경찰 제도가 폐지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뿐이다. 과거 공군 야구단 등 군경팀이 존재했듯 정부에서 (군경팀 창단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셨으면 좋겠다". 
퓨처스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는 사라졌지만 선수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소속 구단에 복귀하고 코칭스태프도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됐으면 좋겠다는 게 유승안 감독의 가장 큰 바람. "경찰 야구단 코치들은 정말 고생 많이 했고 능력도 출중하다. 각 구단에 가도 자기 몫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프로 구단에서 좋은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유승안 감독은 향후 계획에 대해 "내 평생 야구만 하고 살았는데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기회가 된다면 해설 마이크를 잡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