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마지막 남은 미계약 FA였던 김민성(31)이 지난 5일 사인&트레이드 형식으로 키움을 떠나 LG 유니폼을 입었다. 총액 18억원, 트레이드 머니 5억원. 예년 같았으면 그 이상의 대우를 받았을 김민성이었지만, 3월이 되도록 팀을 찾지 못하며 FA 찬바람을 맞았다.
김민성을 끝으로 2019년 FA 선수들의 행선지도 문을 닫았다. 지난해 11월 총 15명의 선수들이 FA 신청을 했고,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인 노경은을 제외한 14명이 모두 계약했다. 14명 선수들의 계약 총액은 490억원.
NC 양의지는 125억원으로 역대 포수 최고액 대박을 터뜨렸고, SK 최정과 이재원도 각각 106억원, 69억원으로 대형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30억원 이하 계약으로 끝났다. 상당수 선수들이 40~60% 옵션을 감수하며 도장을 찍어야 했다. 부익부 빈익빈이 더 두드러졌다.

지난 5년간 FA 시장은 광풍이 몰아쳤다. 2013년 242억6000만원이었던 FA 총액은 2014년 523억원5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폭등했다. 2015년에는 단숨에 600억원을 넘어 720억600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2016년에는 역대 최고액 766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사이 구단들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몸값에 부담을 느끼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2017년 703억원, 2018년 631억500만원으로 조금씩 하락세던 FA 시장은 올해 490억원으로 총액이 뚝 떨어졌다. 6년 만에 총액 500억원 미만 시장이 된 것이다.
3년째 FA 총액 하락, 이제는 정점을 찍고 완전히 내려오는 추세다. 당장 올 시즌을 마친 뒤 2020년 FA 시장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구단들이 세대교체, 리빌딩, 내부 육성을 기조로 내걸고 있다. 올 겨울은 구단들이 예비 FA들에게 보낸 일종의 경고 신호다.
올 시즌 후에는 첫 FA 자격을 얻는 안치홍 김선빈(이상 KIA) 전준우(롯데) 오지환(LG) 등이 대어로 꼽힌다. 특히 만 20대 안치홍은 최대어로 주목받는다. 여기에 김태균 정우람(이상 한화) 손승락(롯데) 오재원(두산) 등도 FA 재자격이 가능하다. 30대 중후반이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다.
‘500억원 돈잔치’ 시대가 끝난 FA 시장, 과연 다음 겨울의 FA들은 어떤 상황을 맞이할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김민성(위)-안치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