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다. 야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신시내티 레즈 외야수 맷 켐프(35)는 LA 다저스의 파란색 유니폼이 누구보다 잘 어울렸다. 지난 2006년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2014년까지 팀 간판 스타로 활약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MVP 투표 2위에 오르며 다저스에서 최고 전성기를 보냈다. 시즌 뒤 다저스와 8년 1억6000만 달러 연장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약이 켐프의 발목을 잡았다. 대형 계약 이후 조금씩 하향세를 보였고, 높은 몸값에 부담을 느낀 다저스가 2014년 시즌을 마친 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했다. 이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거친 켐프는 2018년 다저스로 돌아왔다. 7년 만에 올스타에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지만 재결합은 1년으로 끝났다.

지난해 시즌 후 다저스는 다시 켐프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야시엘 푸이그, 알렉스 우드, 카일 파머와 함께 신시내티로 팀을 옮겼다. 켐프로선 두 번이나 친정팀 다저스에 버림을 받은 셈이다. 다저스에 대한 애정이 큰 켐프이기에 아쉬움도 클 법하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열린 마음으로 현실을 받아들였다. 다저스에 악감정도 없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켐프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모든 것이 잘됐다”고 돌아본 뒤 트레이드에 대해 “비즈니스다. 실망할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아직도 유니폼을 입고 있다. 야구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야구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다저스처럼 신시내티도 외야수들이 풍족하다. 켐프가 풀타임 주전 자리를 보장받기 쉽지 않다. 좌익수 제시 윈커, 중견수 스캇 셰블러, 우익수 푸이그에 백업으로 유망주 닉 센젤도 있다. 데이비드 벨 신시내티 감독도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켐프를 쓰지 않을 순 없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MLB.com은 ‘켐프는 계약 마지막 해 연봉 2150만 달러다. 신시내티는 필요할 경우 켐프의 트레이드 파트너를 찾거나 그를 방출하는 식으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 부상을 당하거나 부진하다면 켐프를 데리고 있는 게 이득이 될 것이다’고 향후 켐프의 거취를 전망했다.
켐프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146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 134안타 21홈런 85타점 62득점 OPS .818을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54경기 타율 2할5푼5리 OPS .719로 주춤했다. 신시내티 이적 후 시범경기에선 5경기 10타수 3안타 타율 3할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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