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가 야구장에 방재 거점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니혼햄 파이터스는 홋카이도 삿포로시 인근 기타히로시마시에 신구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삿포로 돔구장은 이용료도 비싼데다 식음료 판매권도 없어 마케팅 강화에 애를 먹었다. 삿포로 돔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새로운 부지에 전용구장을 짓기로 했다. 약 3만5천석 규모의 천정 개폐식 천연잔디로 2023년 개장한다.
니혼햄은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특별한 야구장을 짓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재해가 끊이질 않은 일본 열도의 특수성을 감안해 '재해와 야구장'이라는 컨셉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야구장이 재해를 방지하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는 것이다. 방재 거점은 기존 구장에서 찾아볼 수 없은 신개념이다.

닛칸스포츠는 6일자 기사를 통해 '새로운 야구장은 개폐식 지붕이어서 지붕을 덮는다면 1만 여명이 구장안에서 지낼 수 있다. 식료품도 최대 1주일치 분량을 비축하고 자가 발전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재난이 생겼을 때 식료품과 자가발전을 갖춘 큰 시설이 필요하다. 니혼햄측은 "국가가 정하는 방재 거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 수준을 맞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홋카이도는 작년 9월 동부 대지진으로 큰 피해를 겪었다. 발전소 가동이 정지되면서 삿포로시가 대정전 사태를 겪었다. 삿포로돔 근처의 니혼햄 구단사무소도 수 일간 전기공급이 끊겼다. 피해 주민들은 삿포로돔이라는 큰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학교 체육관에 피난했다.
닛칸스포츠는 '신구장이 삿포로시와 신치토세 공항의 중간에 위치해 공항에 도착하는 물자를 옮기는 중계거점이 될 수 있다'면서 '국토교통성과 제휴협정을 체결해 비상시 맨홀과 화장실 등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정비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크고 작은 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의 현실이 담긴 신개념 야구장인 셈이다. /sunny@osen.co.kr
[사진]니혼햄 신구장 조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