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기훈 첫 캠프 성적표 'ERA 12.15', 성장의 채찍일까?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3.08 16: 02

성장의 채찍일까? 
KIA 타이거즈 고졸루키 김기훈(19)이 의미깊은 첫 스프링캠프를 마쳤다. KIA는 지난 7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오키나와 평가전을 마쳤다. 8일 자체 훈련을 펼친 뒤 9일 귀국한다. KIA에게는 계속되는 오키나와 지역의 궃은 날씨 때문에 훈련에 차질도 빚고 여러 부상선수들이 나와 편치 않았던 캠프였다. 
그래도 2019신인 1차 우선지명자 고졸 루키 김기훈은 신선한 바람을 몰고왔다. 김기태 감독은 이례적으로 장지수 홍원빈과 함께 고졸신인투수 3명을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시켰다. 이전에는 과잉 의욕과 부상을 경계해 고졸투수를 2군 캠프에 보냈지만 올해는 가능성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 캠프에 발탁했다. 

김기훈은 불펜 첫 날부터 힘있는 볼을 던져 캠프를 잘 준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타이거즈 영구결번 투수 선동렬 전 국가대표 감독이 극찬을 하면서 순식간에 가장 관심을 모으는 투수가 되었다. "고졸답지 않게 하체 이동을 잘하고 당장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였다. 김기태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실전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월 14일 야쿠르트와의 경기에 첫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3개의 볼넷을 주었지만 견제사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기태 감독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견제사로 잡는 것은 고졸신인으로 쉽지 않은 플레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18일 히로시마와 경기는 2이닝을 던졌고 2피안타(1홈런)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히로시마의 강타선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기백을 보였다. KIA 코치진은 선발투수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선발 후보들이 부상이나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김기훈에게 선발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선발이야기가 나오자 주춤했다. 28일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동안 4피안타(2홈런) 2볼넷 4실점의 부진했다. 3월 7일 LG전에서는 두 번째 투수로 나와  1⅔이닝 3피안타 5볼넷 3실점을 했다. 4경기에서 6⅔이닝 3피홈런 9실점했다. 특히 볼넷을 12개나 내주었다. 최고 구속은 148km를 찍었다. 
직구의 힘이 좋고 SK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승호와 비슷하다는 평가였다. 다만 변화구의 예리한 맛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왔다. 힘을 과도하게 쓰면서 타점이 일정하지 않아 볼넷을 남발했다. 선배 양현종도 "힘을 빼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완급투구와 변화구의 정교함을 느꼈던 캠프였다.
그럼에도 동료들은 개막 1군에 들어갈 것으로 인정할 정도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였다. 양현종에게서 체인지업도 배웠고 프로의 분위기가 무엇인지도 알았다. 김기태 감독도 "기훈이가 캠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계속 좋아지고 있다. 어려움도 멘탈이 강해 극복할 것이다. 대투수들도 신인 때는 맞으면서 큰다"면서 믿음을 보였다. 
주변의 과분한 관심에도 성실하게 운동하는 자세와 마운드에서 근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시범경기에서도 기회를 줄 것으로 보인다. 선발 혹은 불펜 요원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부진한 캠프 성적은 오히려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위한 과정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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