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던진 고영창, 잘 때린 류승현...KIA 희망 안긴 캠프 우등생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3.09 11: 02

희망을 안겨준 우등생들이었다. 
KIA 타이거즈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9일 오후 귀국한다. 잦은 비로 인해 실전을 모두 소화 못했고 훈련량도 100%가 아니었다. 부상 선수도 많았지만 수확도 있었다. 이번 캠프 실전에서 눈에 띄게 활약한 비주전 선수들이 주인공들이다. 올해 1군의 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KIA는 9경기의 실전을 가졌다. 이 가운데 가장 우등성적을 올린 투수는 우완 고영창이다. 2013년에 입단한 올해 30살의 늦깎이 투수이다. 1군 경험은 작년 단 2경기 뿐이었다.  그런데 캠프 실전 5경기에서 6⅔이닝을 단 1안타 3사사구 무실점의 역투를 펼쳤다. 평균자책점 제로의 투구였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투심 패스트볼을 새롭게 장착했다. 볼끝의 회전이 좋고 작고 크게 떨어지는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외야타구 보다는 내야 땅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영창의 활약은 주력 투수들이 주춤한 마운드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불펜 요원 뿐만 아니라 땅볼을 잘 유도한다는 점에서 선발 투수까지 가용 폭을 넓혔다. 
우완 문경찬도 5경기에서 3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50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1이닝을 전력투구로 막아내는 불펜요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서재응 코치는 "길게 던지고 싶은(선발투수) 미련을 버리고 1이닝을 완전히 막는 불펜요원이 되겠다 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제구력이 뛰어난 만큼 든든한 불펜투수로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타자 가운데는 고졸 4년 차 류승현과 고졸 2년 차 한준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류승현은 8경기에 출전해 17타수 7안타, 타율 4할1푼2리의 고감도 방망이를 과시했다. 2016년 10라운드(전체 98순위)에 낙점을 받았다. 작년에 1군에서 날카로운 스윙으로 주목을 끌었고 올해는 더욱 진화된 모습을 과시했다. 3루수 후보로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 
2018 신인 1차 지명을 받은 포수 한준수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9경기에 출전해 11타수 5안타, 타율 4할5푼, 3타점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한승택과 김민식 등 1군 주전급 포수들이 대만 2군 캠프로 가면서 기회가 많아졌다. 좌타자로 정교함을 보여주었고, 포수 수비력도 좋아지고 있어 차세대 주전의 희망이 생겼다. 
올해 KIA는 투타의 전력에서 불안한 측면이 있다. 소방수를 확정짓지 못하는 등 필승조 불펜진이 완전하지 않다. 안방(포수)과 이범호의 부상으로 3루쪽도 불안정하다. 젊고 비주전이었던 선수들이 그 빈틈을 메워주는 활약이 필요하다. 캠프 우등생들이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까지 기세를 이어갈 것인지 행보가 주목된다. /sunny@osen.co.kr
[사진]고영창-류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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