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역사적인 축구전용경기장 개장 경기서 관중들과 함께 호흡해 첫 승을 일궜다.
대구가 2003년 창단된 이래 처음으로 축구전용경기장을 새 둥지로 맞이했다. 대구는 대구스타디움(과거 대구월드컵경기장) 시대를 마감하고 대구시민운동장을 리모델링해 DGB대구은행파크(애칭 포레스트 아레나)를 새로 지었다. K리그 역사상 최초로 네이밍 라이츠(명명권) 시대도 열었다. 대구은행으로부터 3년 동안 연간 15억 원을 받는다. 대구는 9일 오후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2라운드서 역사적인 개장 경기를 가졌다. 전반 김대원의 골이 VAR(비디오 판독)로 취소되는 악재 속에서도 후반 에드가와 김대원의 환상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전용구장엔 1만 2172명의 팬들이 만석을 이루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대구는 지난 2017년 여름부터 전용구장 시공에 들어가 1년 7개월여 끝에 올해 1월 새 집을 장만했다. 총공사비가 515억 원이 들어갔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가장 큰 특징은 관중 친화성이다. 설계단계부터 최적의 시야각을 고려했다. 그라운드서 관중석까지 거리는 단 7m에 불과하다. 관람석은 바닥 전체를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었다. 발을 구르면 큰 소리가 나도록 해 뜨거운 응원전이 가능하다. 관중들과 선수들이 호흡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

19개월의 공을 들인 만큼 팬들은 물론 대구 모든 구성원들의 기대와 열기도 뜨거웠다. 킥오프 2시간 전부터 역사적인 새 시대를 함께하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예매분과 현장판매분 모두 매진되며 1만 2000여의 관람석이 빈 틈 없이 꽉 들어찼다.
전용구장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라운드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다. 팬들은 근거리에 있는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호흡했다. 알루미늄 소재 바닥을 이용한 응원전은 백미였다. 관중들은 대구가 세트피스 기회를 잡을 때마다 발을 ‘쿵쿵’ 구르며 골을 외쳤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우리팀뿐 아니라 한국 축구 역사에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 속에 있어 영광”이라며 “대구스타디움은 관중이 많아도 열기가 잘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곳에선 더욱 감동적인 드라마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첫 축구전용경기장의 개막전서 승리해 역사 창조의 한 발을 내딛고 싶다”고 필승 의지를 내비쳤다.
대구 선수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한 발 한 발 움직일 때마다 새 구장에서 역사를 쓰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대구는 공격적인 스리백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외인 듀오 에드가, 세징야가 위력적이었다. 김대원과 정승원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대구는 후반 31분 기어코 역사적인 첫 골을 뽑아냈다. 에드가가 아크서클로 성큼성큼 전진하더니 오른발 중거리포로 제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 속 무게중심이 무너졌음에도 놀라운 결정력을 발휘했다. 대구는 후반 39분 팬들과 함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대구의 코너킥 찬스. 팬들이 '쿵쿵 골!'을 외치며 발을 구르자 거짓말처럼 추가골이 터졌다. 세징야의 패스를 받은 김대원이 시원스런 오른발 쐐기골로 홈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대구는 오는 12일 오후 7시 30분 광저우 헝다를 전용구장으로 불러들여 역사상 첫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를 갖는다./dolyng@osen.co.kr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