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과 후미코 생각"..'선녀들' 최희서, 일본서 흘린 뜨거운 눈물 [어저께TV]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3.10 06: 51

영화 ‘박열’의 또 다른 주인공 최희서가 ‘선을 넘는 녀석들’에 깜짝 등장했다. 유창한 일본어에 가슴 아픈 역사에 함께 우는 진심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9일 전파를 탄 MBC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에서 전현무, 문근영, 유병재, 다니엘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림 100주년을 기념해 설민석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설민석은 “대한제국의 마지막을 아이러니하게 일본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해 듣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도쿄에서 이들은 두 팀으로 나눠져 의거로드를 짚어보기로 했다. 전현무와 다니엘은 새로운 친구를 기다렸는데 ‘박열’의 여주인공 최희서가 나타나 놀라움을 안겼다. 다니엘은 유일하게 알아 본 게스트라며 넘치는 팬심을 자랑했고 전현무는 그가 출연한 영화 ‘박열’이 일본에서 개봉했다는 말에 놀란 토끼 눈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박열’은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퍼진 괴소문으로 6천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이 학살된 이후 사건을 은폐하려던 일본 내각이 항일운동을 하던 박열을 대역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이야기를 담는다. 최희서는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특히 그는 실감나는 일본인 연기로 그해 영화제 수상 트로피를 휩쓸었다 초등학교를 일본에서 나온 까닭에 어느 정도 유창한 일본어가 가능한 덕분이었다. 최희서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박열’의 일본 개봉 홍보차 현지에서 일본어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현무, 최희서, 다니엘은 실존 인물인 박열과 후미코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 투사들이 옥중 수감된 이치가야 형무소 터로 향했다. 하지만 형무소는 흔적도 없고 공원 놀이터로 변해 있었다. 일본 변호사 연합회에서 세운 위령비만 볼 수 있어 과거를 짐작하게 만들 뿐이었다. 이를 본 세 사람은 크게 실망했다. 
최희서는 위령비에 적힌 일본어를 읽으며 전현무와 다니엘의 해석을 도왔다. 그는 “일본 변호사 연합회에서 세운 위령비다. 박열과 후미코를 변호했던 후세 다츠지 변호사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분리수거 터에 방치돼 있는 위령비를 먹먹하게 바라보며 묵념했다. 
이어 이들은 관동대학살 터로 이동했다. 학살의 참상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철교 아래 공터였는데 이곳에도 추도비가 있어 과거의 아픔을 느끼게 했다. 특히 비석 주위에는 장승, 돌하르방 등 한국적인 소품이 놓여져 있어 뭉클함을 더했다. 전현무는 “이는 한국이 아닌 일본 사람이 잘못을 인정하고 세운 비석이다. 봉선화 단체인데 반대 세력이 훼손할까 봐 사유지에 추도비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최희서는 비문을 읽으며 결국 눈물을 왈칵 쏟았다. 
추모비를 건립하고 유지 관리 중인 일본인이 등장했다. 그는 “멀리서 와주셔서 감사하다. 대학생 때 관동대학살에 충격 받아 증언과 증거를 모았다. 조선인 학살은 처참한 살해사건이고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될 일”이라며 “가해자의 손자인 이도 추모비를 세울 때 동참했다. 근처 주민들을 1년간 설득했고 추모비를 세우게 됐다. 이곳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하니 모두 허락해줬고 함께 이 곳을 지키고 있다”고 알렸다. 
전현무는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고 최희서의 눈가는 다시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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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선을 넘는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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