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받던대로 좋더라.” 조상우(25・키움)의 위력투에 키움 히어로즈의 마운드가 한껏 높아질 희망을 품게 했다.
조상우는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서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멀게 돌아온 고척 마운드였다. 지난 2018년 5월 원정 경기 중 숙소에서 만취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은 조상우는 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결론이 났고, 동시에 징계도 해제됐다.

징계 해제와 함께 조상우는 대만에서 진행한 키움 2군 캠프에 합류했다. 대만에서 실전 경기에도 나선 그는 2경기 나와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직구 구속을 152km까지 보여주면서 올 시즌 복귀 기대를 높였다.
2018년 5월 20일 삼성전 이후 처음 밟은 고척 마운드. 1년 전보다 조상우는 살이 빠졌지만, 묵직한 직구는 여전했다. 이날 총 20개의 공을 던진 조상우는 직구 18개, 커브 2개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km가 나왔고, 평균 구속도 150km나 됐다. 장정석 감독도 “정말 힘써서 던지더라”고 미소를 지을 만큼, 위력적인 피칭이었다.
단순히 구위만을 뽐내지 않았다. 수비 실책으로 위기 상황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는 배짱까지 뽐냈다. 1사 후 류지혁에게 유도한 2루수 땅볼이 수비수 실책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백동훈에게 유격수 땅볼을 얻어 병살로 이어지는 듯 했지만, 1루수가 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1아웃을 올리는데 그쳤다. 2사 상황에서 오재원의 안타와 김대한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가 됐지만, 침착하게 김경호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장정석 감독도 합격점을 내렸다. 장 감독은 “전달받은 대로 준비를 잘한 것 같다”라며 “쉬는 동안 여러 일이 있었겠지만, 개인 훈련을 잘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조상우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장정석 감독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18세이브 14홀드를 기록한 김상수가 마무리 투수로 나설 예정인 가운데 2014년과 2015년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두며 마무리 경험이 있는 조상우가 가세한다면 키움의 불펜은 한층 더 단단해진다. 장 감독도 “한현희, 이보근, 김상수 등이 있지만 조상우 역시 충분히 마무리 투수로 경쟁이 가능한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장정석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진에 많은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선수 두 명과 더불어 최원태가 확정적인 가운데, 안우진, 이승호, 김선기, 김동준이 남은 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이들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준 상황. 장정서 감독 "선발 투수 후보들이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경우 모두 개막 엔트리에 넣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두 명은 롱릴리프 등으로 기용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조상우까지 가세한다면 키움의 불펜의 깊이는 리그 최강을 다퉈도 손색이 없게 된다.
키움은 오는 12일부터 시범경기 8경기를 치른다. 첫 경기는 고척에서 LG 트윈스와의 맞대결. 장정석 감독은 조상우에 대해서 “시범 경기에 추가로 등판한 뒤 1군 등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