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 진출을 추진 중인 노경은(35)이 다시 한번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 지난해 재미를 봤던 체인지업 덕분이었다.
노경은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의 샌디에이고 캠프에서 열린 마이너리그 자체 평가전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이날 경기는 4회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노경은의 기량 점검을 위해 5회까지 연장됐다.
만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경력도 화려하지 않은 한국인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때 기대는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게 사실. 노경은은 A.J. 프렐러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 및 코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1이닝을 던졌다. 샌디에이고 구단 측은 노경은에게 한 번 더 오디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노경은의 체인지업 구사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

메이저리그의 한 소식통은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노경은에 대한 기대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첫인상이 강렬하지 않았지만 체인지업 구사 능력에 대해 매력을 느낀 것 같다. 아직 2차 오디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으나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한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소식통은 "구단 측은 노경은의 2차 오디션 때 불펜 피칭부터 자세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경은은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낮추고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비율을 큰 폭으로 늘려 롯데 이적 후 최다승(9승 6패)을 기록했다. 노경은의 체인지업은 스플리터처럼 빠르고 예리하게 떨어진다. 카운트를 잡을때 뿐만 아니라 헛스윙을 유도하는 구종으로도 활용했다.
한편 노경은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얻었다. 33차례 마운드에 올라 132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6패(평균 자책점 4.08)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퀄리티 스타트는 10차례. 롯데는 지난해 토종 1선발 성적을 낸 노경은이 올해도 필요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구단 측과 옵션(2억 원)과 계약금 보장액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롯데는 FA 보상 권리를 포기하지 않고 사인 앤 트레이드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타 구단에서도 이렇다할 관심을 받지 못한 그는 멕시코리그 진출도 타진하다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절대 순탄치 않은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새로운 주무기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