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떠난 빈 자리. 기성용(뉴캐슬) 없이 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심정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파주 NFC에서 3월 A매치 2연전 소집 명단을 발표하며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벤투호는 염원의 우승을 외치며 나선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무너졌다. 특히 한국을 꺾은 카타르가 그 기세를 살려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픈 패배였다.

3월 A매치 기간 동안 벤투호는 오는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볼리비아와, 나흘 뒤인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2연전은 대표팀 세대 교체의 시발점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의 중심이던 기성용(뉴캐슬)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과 함께 대표팀을 떠났다. 그는 당초 이번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 의무를 내려 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성용은 지난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친선경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 데뷔한 이래 3번의 월드컵을 포함해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110경기 출전은 차범근(136경기), 홍명보(136경기), 이운재(133경기), 이영표(127경기), 유상철(124경기), 김호곤(124경기), 조영증(113경기)에 이어 역대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 8위에 해당한다.
기성용은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컵서 우승을 다짐했지만, 부상에 울었다. 조별리그서 입은 부상이 빠르게 회복되지 않아 결국 16강 바레인전을 앞두고 팀을 떠나야 했다.
팀의 핵심인 기성용의 은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청용의 은퇴에 대한 질문에 "기성용-구자철 등은 본인들의 의사로 대표팀서 은퇴했다. 내가 나이로 선수를 배제하는 경우는 절대 없을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에서 은퇴를 선언하는 선수들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충분히 도움될 수 있는 상황에서 왜 팀을 떠나는지 살펴봐야 한다. 공백에 대해 잘 대응해야할 것이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표팀은 '신성' 이강인(발렌시아)-백승호(지로나)를 비롯한 27인의 명단으로 여러 선수들 점검에 나섰다. 이러한 명단에 대해 벤투 감독은 기성용-구자철의 대체자를 찾기 위해 많이 뽑은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선수를 발탁할 때는 누구 대체자라고 뽑지는 않는다. 대표팀을 잘 굴러가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야 한다. 특히 기성용 대체자의 경우는 지구 몇 바퀴를 돌아도 못 찾을 것이다. 그런 선수는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은 떠났지만 벤투호에 그의 존재감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벤투 감독과 선수들이 은퇴한 기성용의 자리를 채우고 우승을 향해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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