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깐 청춘이다. 다시 달리는 벤투호 앞에 성장을 위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일 오전 11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오는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설 27명의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애초부터 이번 명단 발표는 큰 변화가 예고됐다. 대표팀의 주축이던 기성용(뉴캐슬) -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가 대표팀서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 결국 이번 대표팀 명단은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역대 최다인 27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구자철의 부재를 채우기 위해 중원에서 새 얼굴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가장 큰 화제는 이강인(발렌시아)과 백승호(지로나)의 첫 발탁이었다. 이번 시즌 소속팀 1군 무대에 데뷔하며 기회를 얻은 두 선수는 벤투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과 백승호 모두 능력 있는 선수다. 여러 차례 관찰했으며, 스페인 2군에서 보여준 것이 있다. 보여준 것을 바탕으로 대표팀서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발탁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김정민(리퍼링)-이진현(포항 스틸러스)도 중원 경쟁에 나선다. 이강인-백승호와 달리 A매치 경험이 있지만 김정민은 1경기, 이진현은 2경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새 얼굴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부상에서 돌아온 권창훈(디종)도 있다. 기존 멤버인 이재성(홀슈타인 킬) - 황인범(벤쿠버) - 주세종(아산) - 정우영(알 사드)도 자리를 굳건히 지켜줄 것이다.

이번 대표팀 명단을 보면 재능있는 중원 미드필더 자원들은 충분히 존재한다. 하지만 기성용의 빈 자리를 바로 채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벤투호에 기성용은 큰 존재감을 가진 선수였다.
벤투 감독 역시 기성용의 대체자는 없다며 그의 부재를 인정했다. 그는 기성용의 대체자를 묻는 질문에 "선수를 발탁할 때는 누구의 대체자라고 뽑지는 않는다. 대표팀을 잘 굴러가게 하는 것이 목표가 되야 한다"고 답하면서도 "기성용의 대체자의 경우는 지구 몇 바퀴를 돌아도 못 찾을 것이다. 그런 선수는 찾기 힘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오랜 시간 동안 한국 축구를 지탱하던 큰 기둥이 사라졌다. 이제 벤투호에게는 어쩔 수 없는 진통이 예고된 상태다. 성장통이 끝나고 나면서 이강인-백승호를 비롯한 여러 재능 있는 선수 중 누가 벤투호 중원에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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