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의 위트 “무직도 경험하고, FA 기록도 몇개 세웠네요”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3.12 08: 17

LG 유니폼을 입고 1군 첫 훈련에 합류한 김민성(31)의 표정은 밝았다. 11일 잠실구장에서 1시간 반 정도 팀 훈련을 마친 그는 2층 기자실로 인터뷰를 하러 올라오자 "여기는 처음 와 본다"고 신기해 했다. 
LG 첫 훈련이었으나 평소 뛰던 팀처럼 어색함 없이 새 동료들과 잘 어울렸다. 그는 "용택이형, 현수형, 우찬이형, 정락이 형 등 친한 형들이 많다"고 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잠신중-덕수고를 나온 그는 어릴 때 LG팬이었다고 한다. 
2월말까지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지난 일을 훌훌 털어냈다. 김민성은 "계약이 늦어질 거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2월 중순, 팀들이 2차 캠프를 시작할 때는 어느 팀으로든 결정이 될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2월말까지 소식이 없자 힘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FA 진기록을 몇 개 세웠다"고 웃었다. 3월에 FA 계약을 한 선수는 김민성이 최초. 지난해 FA였던 채태인은 1월 중순 사인&트레이드로 히어로즈에서 롯데로 이적했는데, 김민성은 이보다 한 달 반 더 늦었다. 김민성은 "하루 차이로 FA 자격을 얻지 못했고"라고 허허 웃었다. 2010년 롯데에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 될 때, 심사 업무로 인해 승인이 하루 늦어졌다. 그런데 2017시즌을 마치고 등록일수 1일 차이로 FA 자격을 얻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어 과거 잠실구장에서 LG 상대로 1경기에서 자신이 아웃카운트 9개를 기록한 '진기록 흑역사'도 소개했다. 그는 "5타수 무안타였는데 삼중살과 병살타로 9아웃을 까먹었다. 나 혼자 3이닝을 지운 셈"이라고 웃었다. 2016년 6월 25일 잠실 LG전에서 뜬공-병살타-삼중살-땅볼-병살타를 쳤다. (그런데 경기는 연장 끝에 히어로즈가 LG에 승리했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내적으로 속이 찬 선수가 됐다. '트레이드 이후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고, 시범경기 시작되면 거의 매일 인터뷰가 쇄도해 귀찮을 지 모른다'고 하자, 김민성은 "무직으로 있어봤는데, (인터뷰) 기회가 있을 때 즐겨야 한다. 관심 받을 때 감사해야 하고, 이번 일을 경험하면서 깨달은 것도 있다. (인터뷰를) 매일 해도 된다"고 웃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내에게 감사했다. 그는 "매년 2월이면 스프링캠프를 가고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라는 걸 아내도 잘 안다. (계약이 안 된 상태로) 집에 있자 내 눈치를 보고, 나도 예민하고 그랬다. 옆에서 잘 견디고 배려해줘 고맙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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