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구석이 생긴 것이죠.”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시즌부터 트랙맨 데이터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년 간 축적된 결과들을 선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고, 자신의 경기력에 어떻게 접목시킬 지를 코칭스태프와 고민하면서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롯데의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원중(26)에게 한 시즌간 축적된 트랙맨 데이터는 자신감을 더욱 갖게 만드는 믿는 구석이 됐다. 데이터는 김원중이 던지는 포심의 회전수, 높은 코스의 포심 헛스윙율, 그리고 포크볼의 구종 가치를 높게 측정하고 있다.

김원중은 “트랙맨 데이터에 의하면 포심의 회전수가 많고, 포크볼의 구종 가치가 좋다고 나오더라. 또 높은 코스의 포심 헛스윙율이 60% 이상 되더라”며 자신의 데이터들을 공개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자신에 공에 대한 믿음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는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부분이다. 믿는 구석이 생긴 것이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믿고 가다보면 제 자신에게 자신감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게 모르게 남아 있는 자신의 공에 대한 불안감을 데이터가 씻겨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할 터.
증명된 데이터를 활용해 경기 운영 계획을 세우고, 강점을 올해는 더욱 극대화 시키는 것은 시즌에 돌입하기에 앞서 김원중이 해내야 할 과제다. 그는 “데이터들을 참고해서 로케이션이나 볼배합 등을 코치님, 포수들과 상의할 것이다”면서 “결과로 나와 있는 부분들을 불펜 피칭 때는 물론 시범경기에서도 준비하고 연습할 생각이다”고 데이터 활용에 대한 의지를 전했다.
데이터에 대한 믿음과 동시에 지난 두 시즌의 경험은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했다. 스프링캠프 초반,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 선수들 모두 입을 모아서 김원중 준비 상태를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두 시즌을 해봤기 때문에 몸 관리를 어떻게 하면서 이끌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구체화됐다. 그동안의 루틴대로 운동을 하면서 그 강도를 높였다”며 준비 과정을 전했다.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부분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김원중이었다. 흥분하는 모습이 눈에 쉽게 보였다. 이를 지켜본 양상문 감독은 그에게 ‘명상’이라는 특단의 처방전을 내렸다. 그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 부분이다. 잡념을 비우고 머리를 맑게 하려고 5~10분 정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효과가 증명된 것이라고 하니까, 꾸준히 하다보면 더 차분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풀타임 선발 투수로 보낸 지난 두 시즌을 완전한 ‘성공’이라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의 경험과 축적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김원중은 올 시즌 도약을 자신하고 있다. “빨리 시즌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 어느때보다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서 “준비했던 것들을 모두 펼쳐보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준비한대로 한다면 최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하며 올해 활약을 자신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