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생' 이강인(발렌시아)이 벤투호에 승선했다.
벤투 감독은 11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오는 22일 오후 8시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 26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 나설 27명의 국가대표팀 명단에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의 이름도 함께 올렸다.
이로써 2001년 2월 19일에 태어난 이강인은 소집일 기준으로 만 18세 20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강인의 A대표팀 발탁은 김판근(17세 184일), 차기석(17세 186일), 강철(17세 215일), 노정윤(17세 224일), 서정원(17세 325일), 김봉수(17세 338일)에 이어 역대 7번째 최연소로 이뤄졌다.

이후부터는 이강인의 차출을 놓고 대한축구협회(KFA)와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가 협의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A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나이 때문에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물론 정정용 감독의 20세 이하(U-20) 대표팀에까지 합류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이강인을 원하는 팀이 3개가 있는 셈이다.
'상황이나 일정에 따라 이강인을 부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소속팀 선수가 계속 팀을 떠나게 되면 발렌시아로서는 불쾌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처럼 A매치 기간 이강인을 소집하는 것은 대표팀의 권한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대표팀이 원하면 발렌시아는 의무적으로 이강인을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하지만 연령별 대회는 의무 차출이 아니다. 다시 말하면 발렌시아는 오는 5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을 위해 이강인을 내줄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역시 마찬가지.
결국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에서 계속 차출하는 가운데 다른 연령별 대회에까지 이강인을 필요로 한다면 발렌시아가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란 것이다. 이는 손흥민(토트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 2014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시절 팀의 반대로 아시안게임에 나가지 못한 적이 있다.
일단 이강인의 의지는 확인했다.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이 얼마 전 "U-20 월드컵에 나갈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사실을 밝혔다. 이런 점 때문에 정 감독은 "구단(발렌시아)에서도 협조를 해준다면 삼고초려 해야 하지 않겠나. 찾아가서 큰 절 3번 못하겠나"라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협회의 긴밀한 협상력이 빛을 발해야 할 순간이 왔다. 협회는 23세 이하 대표팀 대회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토트넘과 협상을 벌린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 협조하는 대신 이후 열릴 일부 평가전과 아시안컵 조별예선 두 경기에는 손흥민을 호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합의에 나선 바 있다.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에게 좀더 많은 국제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U-20 월드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김학범 감독은 도쿄올림픽, 벤투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위해 이강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 협회는 우선 이들 3개 대표팀의 의견 조율을 우선으로 한 뒤 그 결과를 가지고 발렌시아와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모두가 윈윈이 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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