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가 자랑하는 스리톱 세징야-에드가-김대원이 중국 거함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침몰시켰다.
대구는 12일 밤 DGB대구은행파크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 홈 경기서 전반 에드가의 2골과 김대원의 1골 1도움 활약에 힘입어 광저우를 3-1로 완파했다.
이로써 대구는 멜버른 빅토리와 원정 1차전서 3-1 완승을 거둔 데 이어 조별리그 2연승을 거뒀다. 승점 6을 확보한 대구는 광저우(승점 3)를 따돌리고 선두에 오르며 16강행에 청신호를 켰다.

대구는 3-4-3을 가동했다. 김대원, 에드가, 세징야가 스리톱으로 출격했다. 츠바사와 정승원이 중원을 구축했고, 황순민과 김준엽이 좌우 윙백으로 나섰다. 스리백은 김우석, 홍정운, 박병현이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었다. 대구의 지난해 선수단 총 연봉은 43억 원으로 K리그1 12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광저우는 중국 슈퍼리그의 대표적인 큰 손으로 꼽힌다. 모기업인 헝다 그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브라질 대표 출신 미드필더로 지난 시즌까지 바르셀로나서 활약했던 파울리뉴를 올 겨울 5000만 유로(약 637억 원)의 거액을 주고 데려왔다.
몸값은 중요하지 않았다. 대구는 공수 양면에서 광저우를 압도했다. 홍정운을 중심으로 한 스리백은 탄탄했다. 황순민과 김준엽의 오버래핑도 활발했다. 파울리뉴를 상대한 미드필더들도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대구는 전반에만 8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광저우는 단 1개에 그쳤다. 전반 유효슈팅도 대구가 5개, 광저우는 0개였다.
대구의 스리톱 세징야-에드가-김대원은 단연 압권이었다. 전광석화와 같은 역습에 치명적인 결정력까지 뽐내며 광저우를 흔들었다. 대구의 고공 폭격기 에드가는 군계일학의 기량을 뽐냈다. 팀의 2골을 모두 책임지며 시즌 개막 후 4경기 연속골을 이어갔다. 세징야는 4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24분 고대하던 대구의 첫 골이 나왔다. 김대원의 얼리 크로스가 올라오자 에드가가 문전 쇄도해 오른발을 정확히 갖다 대 선제골로 연결했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광저우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43분 추가골도 김대원의 발에서 시작됐다. 김대원이 좌측면을 돌파해 광저우의 수비 3명의 시선을 끌었다. 세징야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무너트리는 스루 패스를 연결하자 에드가가 침투해 간결하게 마무리했다.

대구 삼각편대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세징야는 특유의 기술과 킥력으로 광저우를 위협했다. 김대원은 후반에도 여전한 스피드로 광저우의 배후를 노렸다. 에드가는 안정적으로 볼을 소유하고 연결하며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임무를 이어갔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건 김대원이었다. 후반 36분 좌측면 박스 안까지 돌파해 날린 오른발 슈팅이 브라우닝의 몸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광저우 골망을 흔들었다. 에드가가 2골, 김대원이 1골 1도움, 세징야가 1도움을 올린 스리톱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대어' 광저우 사냥이 가능했다./dolyng@osen.co.kr

[사진] 대구=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