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외야수 헌터 펜스(35)는 지난해 시즌 막판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연장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난 2012년 샌프란시스코 합류 후 중심타자로 활약했으나 크고 작은 부상과 성적 부진 속에 흐르는 세월을 이겨내지 못했다.
지난해 펜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97경기 출장에 그치며 타율 2할2푼6리 53안타 4홈런 24타점 OPS .590으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시즌 마지막 경기인 샌프란시스코 홈에서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정든 자이언츠 팬들과 작별했지만 현역 은퇴 기로에 섰다.
하지만 펜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가 윈터리그를 뛰며 스윙폼까지 바꾸며 현역 연장을 위한 길을 모색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달 8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계약으로 스프링캠프에도 초청선수 신분으로 합류했다. 12년 통산 1607경기, 올스타 3회 베테랑의 자존심을 버렸다.

초청선수 펜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떠올랐다. 11경기에서 30타수 12안타 타율 4할 3홈런 5타점 9득점 4도루로 펄펄 날고 있다. 홈런 3개 외에도 2루타 4개로 안타의 절반 이상이 장타. OPS 1.319는 시범경기 규정타석 전체를 통틀어 1위에 빛난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12일 ‘MLB.com’도 ‘지금 시점에서 펜스가 텍사스의 25인 개막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놀라운 뒤집기나 부상 때문일 것이다’며 ‘펜스는 카를로스 토치, 윌리 칼훈, 벤 리비어와 4번째 외야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토치와 칼훈은 마이너 옵션이 있고, 리비어는 전체적인 화력에서 펜스를 따라올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도 ‘펜스가 조연으로서 역할을 받아들인다면 시즌 개막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도 “그의 몸에 여전히 엄청난 힘이 있다”며 “일관성 유지 여부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주전으로 뛰어온 만큼 출장 기회가 들쑥날쑥한 백업으로서 적응력을 보겠다고 밝혔다.
펜스는 “지난 2주 동안 모든 것이 조금씩 나아졌다.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자신했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찾은 텍사스 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로 떠올랐다. 어깨 통증으로 수비에 나서지 못했지만 12일 LA 에인절스전에는 우익수로 첫 수비도 소화했다. 은퇴 위기를 극복한 펜스가 텍사스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