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개 먹은 듯한 답답함을 이어갔던 울산 현대가 주니오의 사이다골에 어렵사리 미소를 지었다.
울산은 13일 밤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 홈 경기서 후반 교체투입된 주니오의 천금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상하이 상강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울산은 조별리그 2경기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울산은 앞서 시드니FC 원정길에 올라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상하이전 승리로 승점 4를 확보한 울산은 상하이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승점 3)를 따돌리고 조 1위에 올랐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날 모험에 가까운 라인업을 내세웠다. 주전 일부를 아끼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주니오, 신진호, 박주호 등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오는 17일 대구FC 원정 경기를 대비한 포석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192cm 장신 김수안과 함께 주력이 좋은 김인성을 투톱 공격수로 내세운 4-4-2 전형을 가동했다. 2선에선 김보경, 믹스, 박용우, 김태환이 지원 사격했다. 포백은 이명재, 윤영선, 불투이스, 김창수가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울산은 전반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렇다 할 찬스 없이 전반 45분을 보냈다. 전반 중반 김창수가 우측면서 올려준 크로스를 김수안이 머리에 맞혔지만 이마저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11분 김수안 대신 주니오를 투입하며 숨겨둔 발톱을 꺼내들었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주니오는 투입 3분 뒤 슈팅을 날리며 꺼져가던 공격 불씨를 살렸다. 주니오는 후반 17분에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컨트롤해 일대일 찬스를 만들며 분위기를 돋웠다.
주니오는 후반 21분 기어코 선제골을 뽑아냈다. 김보경의 코너킥 크로스를 정확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상하이 골네트를 갈랐다. 정확한 위치 선정과 간결한 결정력이 돋보였다. 울산은 주니오의 골을 기점으로 공격이 살아났다. 믹스와 김인성의 연이은 슈팅으로 기세를 올렸다.
간판 공격수 주니오가 후반 중반까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던 울산을 살렸다./dolyng@osen.co.kr

[사진] 울산=박재만 기자 pjmpp@osen.co.kr